원가 절감 통해 수익 개선 의도… ‘중국폰’ 가격경쟁력 대처 의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뉴시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폰 외주 생산을 통해 중국 업체의 매서운 추격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국내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자체 생산’이 아닌 외주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매섭게 추격하자 저가를 넘어 중가 모델까지 외주 생산을 적극 확대하는 모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제조자개발생산(ODM)과 합작개발생산(JDM)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삼성전자는 130달러 이하 저가 모델은 외주 생산으로 가격을 낮춰 소비자 접근도를 높이고, 수익성도 개선할 방침이다. 

무선사업부 이종민 상무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고 라인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일부 제한된 모델에 한해 JDM을 시행하고 있다”며 “물량 확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내년도 시장 상황 등을 검토해서 향후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협력업체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스마트폰 생산 물량 3억대 중 최소 6000만대, 최대 1억대를 ODM 물량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갤럭시 A, M 시리즈 등 150달러 이하의 중저가 모델을 대상으로 ODM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고동진 IM(IT·Mobile)부문장은 지난 8월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 노트10 기자간담회에서 “130달러, 약 16만원 이하 모델을 삼성이 자체 생산하기는 어렵다”며 “우리 기준을 충족한다면 ODM을 일정 부분 하는 것이 맞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 휴대폰(태블릿 포함) 블렌디드 ASP(평균판매가격)은 230달러 수준이다.

LG전자는 저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진행하던 ODM을 중가 라인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내년 판매 실적에 따라 40%대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ODM 비중은 20%대로 알려져 있다.

LG전자는 지난 30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앞으로 ODM 채택을 저가 중심에서 중가 모델까지 확대하려고 한다”며 “ODM을 원가 구조 개선의 레버리지로 활용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내부 연구개발(R&D)의 리소스를 확보해 미래 준비와 프리미엄 제품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내년 5G 스마트폰 시장 선점을 위해 핵심 부품 공급 업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이어갈 방침이다. LG전자는 “올해에는 5G 스마트폰 수요가 적고 칩셋 등 부품 가격이 굉장히 높아서 손익 개선에 큰 기여가 없었지만, 퀄컴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단가는 물론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제품을 중가부터 프리미엄 라인업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