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서종규 기자  맥도날드가 또 시끄럽다. ‘햄버거병 논란’이 다소 잠잠해진 분위기에서 검찰이 2년여 만에 재수사에 나섰다. 여기에 ‘벌레 치즈스틱’, ‘곰팡이 핀 토마토’, ‘덜 익은 햄버거’ 등 자료 사진이 추가로 공개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맥도날드의 햄버거병 논란과 관련해 맥도날드 고발 단체인 ‘정치하는 엄마들(이하 정엄마)’의 법률대리인 류하경 변호사를 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맥도날드에 대한 첫 고소가 이뤄진지 2년 3개월 만에 조사다.

올 국정감사에서도 햄버거병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맥도날드 직원들의 허위 진술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 또한 재수사 의지를 내비쳤다.

논란은 이어졌다. 지난달 29일 정엄마는 맥도날드 서울시청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맥도날드에서 유통된 오염된 햄버거 사진을 공개했다. 이들은 이날 벌레와 같이 튀겨진 치즈스틱을 비롯해 덜 익은 햄버거, 곰팡이 핀 토마토 등의 자료 사진을 공개했다.

이에 맥도날드는 입장문을 통해 전국 400여개의 매장에 대한 전수조사 및 재점검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수조사 결과 미진한 부분이 적발될 경우 바로잡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전수조사도 그저 ‘공염불’에 그치진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맥도날드는 햄버거병이 불거진 지난 2017년 조주연 대표가 직접 나서 사과문을 발표하는 한편, 원재료 공급부터 최종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재점검했다. 지난해에는 전국 300여개 매장에서 주방 공개 행사를 진행하고, 햄버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CEO의 사과, 주방 공개 등의 초강수에도 맥도날드는 올해 또 품질 관련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7월 맥도날드의 햄버거에서 ‘덜 익은 패티’가 발견돼 논란이 일었다. 햄버거병 논란에 대한 재발 방지의 노력이 허투루 돌아간 셈이다.

맥도날드는 “일방적인 주장으로 인해 본분을 다하고 있는 1만5,000여명의 직원들이 고통을 겪고 있음을 헤아려달라”고 당부했다. 맥도날드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호소다. 지금도 맥도날드의 주방에서는 뜨거운 불판 앞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직원들이 ‘본분’을 다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맥도날드 역시 ‘본분’을 다하고 있는 직원들을 헤아려달라는 당부만큼이나 햄버거병 논란과 매장 전수조사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시선을 헤아려야하지 않을까. 더 이상 ‘공염불’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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