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뉴시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일, 당내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과 내홍 끝에 분당 수순을 밟는 당내 현안에 대해 작심하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지난 4월 탈당을 결심했다'고 발언한 유승민 변혁 대표의 최근 언론 인터뷰를 거론하며 "그 말을 들었을 때 정말 억장이 무너졌다"고 심경을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전국 상설 특별위원장 및 당대표직속위원장 연수'에서 유승민 대표에 대한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당대표가 되고 바른정당계 의원들, 핵심적 의원들로부터 협조와 지지를 받지 못했다. 유승민 의원은 당 대표를 지냈고 당의 통합을 주도했지만 의원총회 한번을 나오지 않았다. 당대표에게 이의를 제기할 때만 나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당대표에 당선된 뒤) 1차 과제를 사무처 당직자들의 단합과 통합을 목표로 했다. (당시) 사무총장을 오신환 의원으로 임명한 자체가 바른정당 사람을 임명한 것"이라며 "오 총장이 그때만 해도 당파색을 별로 보이지 않아 양쪽에서 다 환영을 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당의 통합 노력이 무참하게 깨질 때 참으로 마음 속으로 슬펐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최근 탈당한 문병호 전 최고위원을 거론하며 '당을 지켜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워낙 여기저기서 '손학규 안 된다', '유승민·안철수로 가야 한다'며 내부적으로는 최고위원으로 모셨던 분이 나가셨다. 저는 정말로 진흙탕에 빠지고 만신창이가 됐다"며 "손학규를 끌어내린다고? 손학규는 이미 끌어내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바른미래당이 엉망이 돼있지만 아주 소중한 자산이다. 우리에게는 지켜야 할 가치가 있고, 추구해야 할 가치가 있다"라면서 "제3지대는 넓어지고 있다. 단순히 제3지대가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 거대 양당의 극한대결을 뛰어넘고 일하는 정치, 생산하는 정치, 만들어보는 정치를 하자는 데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또 최근 변혁의 창당 문건과 관련한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엄정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당을 나가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렇게 당을 흔들고 여하튼 당을 완전히 깨뜨리고 나가겠다는 생각도 할 것"이라며 "당내에서 당을 해치는 일이 구체적으로 밝혀지면 엄정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변혁을 지목해 "이분들이 지금 나가서 정당이 만들어지기나 했나. 한국당으로 통합한다? 한국당에서 쉽게 받아주겠느냐"면서 "바른미래당에서 손학규한테 한 것처럼 한국당에 가서도 분란을 일으킬 것이 뻔한데 쉽게 받아주겠나. 우리는 냉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그러면서도 당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제발 내가 당에서 당권을 잡겠다, 당을 어떻게 해보겠다는 이런 데에만 집착해 싸우는 것은 정말 그만뒀으면 좋겠다. 욕심 없다"면서 "제가 개인적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마음은 벌써 버렸다. 정말 이 당과 나라를, 제3지대를 만들어갈 수 있는 세력과 지도자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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