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왼쪽) 대표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또한 최고위원회의 회의실 옆에서는 유승민 의원이 비상의원총회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바른미래당 손학규(왼쪽) 대표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또한 최고위원회의 회의실 옆에서는 유승민 의원이 비상의원총회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심리적 분당을 넘어 물리적 분당을 앞두고 서로 등을 떠밀고 있다. 당권파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겨냥해 "분열 조직"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변혁은 당권파의 공세에 "당이 이렇게까지 된 것에 대한 최종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되돌아보라"며 맞불을 놨다. 손학규 대표가 사퇴할 경우 당을 새롭게 재창당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당권파 측 바른미래당 전국·상설·특위·직속위원장 및 지역위원장들은 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합 개혁정당의 길을 가로막는 '변혁'의 분열적 해당행위에 단호한 대응을 요구한다"며 "퇴행적 보수의 콩밭에 마음이 가 있는 분열·해당행위는 척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유승민 대표 등은 변혁이라는 당내 분열조직을 만들어 '딴살림'을 차렸다. 이는 결코 공당에서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며 "그들의 본심과 의도가 명백히 확인된 이상, 무기력하게 당을 방치해선 안 된다. 역사와 시대의 소명의식을 갖고 현 상황을 신속명료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파멸적 분당 행위에 대한 엄중 징계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않는 당 지도부의 직위 박탈 △당내 최고 심의·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 회복을 통한 당무 정상화 △공정·정의·민생의 기치로 총선 체제 돌입 등 4개 요구사항을 밝혔다.

성명서에는 장진영 당대표 비서실장과 정두환 바른미래연구원 부원장, 노영관 부대변인 등 당권파 54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 김철근 변혁 대변인은 "당이 이렇게 된 데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국민에게 비전과 행동을 보이겠다는 모임을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지금이라도 손 대표가 결단을 내려 사퇴하면 당을 새로운 당으로 바꿔 국민 신뢰를 얻는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하태경 의원도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비슷한 취지의 말을 남겼다. 그는 "손 대표 얼굴로는 호남 선거도 어렵다"며 "손 대표가 조기 퇴진을 해주면 우리는 이 당을 재창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손 대표의 사퇴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손 대표는 지난 4일 김관영 전 원내대표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했다. 이로써 당 최고위는 당권파 4명·비당권파 3명 구도가 돼 최고위 가동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

당권파는 최근 대변인들의 줄사퇴로 공석이었던 주요 당직자 인선도 일정 부분 마무리하면서 내년 총선을 위한 체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변혁은 6일 국회 비공개회의에서 창당 준비에 소속 의원 15명의 총의를 모을 계획이다. 변혁 관계자는 "유승민 대표가 신당창당추진위원회 관련 의견을 모아보겠다고 했으니 이 부분을 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