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열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이 지난달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유태열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이 지난달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그랜드코리아레저의 크고 작은 내부기강 관련 잡음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 출신인 유태열 사장이 취임한지도 어느덧 1년 반이 다가오고 있지만 크게 달라진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그랜드코리아레저의 부실한 내부기강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국감에서 우수의원으로 선정된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은 그랜드코리아레저 임직원 10명이 한 카드회사로부터 1,300만원 상당의 향응을 수수하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허위보고까지 시도한 사건을 지적했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내부감사를 통해 이를 적발한 뒤 간부급을 면직처리하는 등의 조치를 내렸으나, 기강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었다.

또한 김수민 의원은 출입이 금지된 내국인을 입장하도록 하거나, 심지어 고객과 짜고 부정행위를 통해 수억원을 횡령한 직원이 발생했으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고 꼬집었다.

그랜드코리아레저에서 발생한 직원 간 폭행사건 및 그 과정에서 드러난 직원들의 해외 원정도박 실태 역시 질타를 받았다.

그랜드코리아레저가 운영하는 부산의 한 카지노에서는 지난 6월 직원 간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술을 마신 뒤 직원휴게실에 들어온 A대리가 B대리에게 시비를 건 뒤 폭행해 전치 3주 이상의 상해를 입힌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해외 카지노에 출입한 사실이 무더기로 확인됐다. 한 직원이 휴게실에서 보관 중이던 1,500만원이 없어진 게 폭행사건의 발단이었는데, 이 돈은 해당 직원이 해외 카지노를 상습 출입하며 딴 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직원을 비롯해 총 7명이 해외 카지노에 출입했고, 이 중 5명은 실제 도박까지 한 것이 확인됐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직원들의 해외 카지노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곳이다.

이처럼 국감에서 숱한 질타를 받았지만, 그랜드코리아레저의 내부기강 관련 잡음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그랜드코리아레저 감사실은 지난 9월 실시한 조직문화 저해 행위 관련 조사 결과 보고서를 지난달 28일 공시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 차원에서 제공되는 학원비 지원을 받아 다른 이에게 수강토록 한 직원이 적발된 건이다. 이에 감사실은 48만원을 환수 조치하는 한편, 해당 직원에 대해 징계조치를 요청했다.

또 최근엔 한 대리 직원이 과장급 선임 직원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며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조사한 감사실은 욕설 등의 갑질 행위는 확인할 수 없었으며, 오히려 대리 직원이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행산업인 카지노를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는 그만큼 내부기강이 중요하다. 낙하산 논란에도 불구하고 경찰 출신인 유태열 사장이 지난해 취임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유태열 사장이 취임한지 어느덧 1년 만이 지났음에도 내부기강에 따른 잡음과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국감에서 많은 질타를 받은 유태열 사장은 “감사실 직원을 18명으로 늘리는 등 관리에 힘쓰고 있지만 부족한 점이 있었다. 철저히 감독하고 교육해 기강을 다잡겠다”고 밝혔다. 취임 후 첫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도 D등급과 함께 경고조치를 받았던 유태열 사장이 언제쯤 그랜드코리아레저의 내부기강을 확립하며 자신의 리더십을 입증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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