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은 연 50조 규모… 한국 프리미엄 시장도 블루오션

LG전자는 2016년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론칭했다. 사진은 서울 논현동의 쇼룸. /LG전자
LG전자는 2016년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론칭했다. 사진은 서울 논현동의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 /LG전자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자 프리미엄 빌트인(built-in·붙박이) 가전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글로벌 빌트인 가전 시장은 연간 5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큰 시장이다. 한국 시장은 연 1조원 정도로 예상된다.

빌트인 가전의 가장 큰 시장은 유럽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 빌트인 시장은 연간 450달러(약 50조6,475억원)에 달한다. 유럽(180억달러)과 미국(70억 달러) 등이 주요 시장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일반 가전 업체가 빌트인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기존 가전 시장이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산층을 중심으로 빌트인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생활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빌트인 가전 시장 규모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에서 빌트인 가전 시장은 1% 성장했고,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전 시장의 주요 성장 동력이었다.

LG전자는 2016년 초(超)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LG 시그니처’(LG SIGNATURE)를 론칭했다.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유럽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다. 

또 빌트인 가전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SIGNATURE KITCHEN SUITE)를 론칭했고, 프리미엄 가구형 가전 ‘LG 오브제’(LG Objet)를 론칭해 신개념의 가전을 제시했다.

이에 LG전자는 2019년 상반기 유럽에서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부문에서 6,991억원, HE(홈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는 1조7,53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미국의 경우에는 H&A 부문 2조2,892억원, HE 부문 1조5,58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교해보면 소폭 상승하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또 LG전자는 국내 업계 최초로 2017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LG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을 마련했다. 지상 5층~지하 1층 규모로 마련된 이 쇼룸에서는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의 다양한 빌트인 가전이 전시됐고, 쿠킹 클래스와 행사도 진행도 가능하다. 특히 부엌 중심으로 실제 생활공간을 조성해 고객 주거 공간과 맞는 가전과 가구 솔루션을 제안한다.

삼성전자가 북미 정통 럭셔리 빌트인 가전 브랜드 데이코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데이코 하우스'를 내달 1일부터 공개한다.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북미 정통 럭셔리 빌트인 가전 브랜드 데이코를 본격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이달 1일부터 쇼룸 '데이코 하우스'를 공개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도 글로벌 빌트인 시장 공략을 위해 2016년 명품 빌트인 가전 브랜드 ‘데이코’(Decor)를 인수했다. 유럽·미국 시장이 보수적인 성향이라 오래된 브랜드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에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데이코를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데이코는 194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됐으며, 70년간 북미 최고급 주방 가전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데이코는 장인 정신과 혁신 기술의 결합을 뜻하는 ‘테크크래프트’를 브랜드 정체성으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에 인수된 후로는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적극 활용해 삼성전자 모바일 생태계와 융합을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데이코를 인수 후 올 초 처음으로 미국 뉴욕에 쇼룸을 열었고, 두 번째 쇼룸은 서울에 마련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삼성디지털프라자에 ‘데이코 하우스’ 쇼룸을 열었다. 데이코 하우스도 ‘오랜 역사와 전통 위에 첨단 기술까지 적극적으로 수용해 미래지향적 주방을 창조한다’는 비전과 맞게 고품격의 가구와 혁신적인 가전제품이 함께 배치됐다. 고객들이 제품이 실제로 설치된 환경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실제 집처럼 꾸며져 있다.

이같이 삼성전자가 국내에 데이코 하우스 쇼룸을 마련하면서 LG전자가 선제적으로 국내에 진출한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모양새가 됐다. 불경기임에도 일반 가전 업체들이 냉장고 한 대가 몇천만원 단위를 호가하는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를 국내에도 론칭하는 것은 국내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어서다.

특히 주요 구매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생)는 나만의 개성을 드러내면서 기존 공간과 어울리는 제품을 선호하는 것도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시장이 커지는 요소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 밀레니얼 세대도 자기 취향대로 가구·가전을 구매하면서 하나라도 제대로 된 것을 구입하려는 층이 늘고 있는 추세로 보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유럽의 밀레니얼 세대도 부모와 달리 주택을 구매하는 비율이 적다. 이들은 주택을 구매하는 비용으로 임대 공간을 기능적이면서도 감각적인 가전으로 꾸미는 것에 주력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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