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양덕온천문화휴양지 현장을 시찰하는 모습. /노동신문 캡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양덕온천문화휴양지 현장을 시찰하는 모습. /노동신문 캡쳐.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조정할 수 있다는 미 국방부의 입장에 대해 “현명한 용단”이라며 크게 반겼다. 반면 우리 측을 향해서는 금강산 시설 철거 최후통첩을 하는 등 냉랭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간 대남사업을 총괄했던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입을 통해 이 같은 메시지를 보였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김영철 위원장은 14일 담화를 통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조미협상의 진전을 위해 미국남조선 합동 군사연습을 조정하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 유의하였다”며 “미국이 남조선과의 합동 군사연습에서 빠지든가 아니면 연습자체를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그가 이러한 결심을 남조선당국과 사전에 합의하고 내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남조선정계를 아무리 둘러봐도 이런 현명한 용단을 내릴 인물이 없기 때문”이라며 “미 국방장관의 이번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고 믿고 싶으며 조미대화의 동력을 살리려는 미국 측의 긍정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15일 한미 안보협의회 참석을 위해 방한한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앞서 “외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따라 훈련 태세를 큰 쪽으로든, 작은 쪽으로든 조정할 것”이라면서 “국방부는 외교가 가능하도록 돕기 위해 얼마든지 뭔가를 할 용의가 있다”고 했었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강하게 비난한 다음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훈련 축소를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 바 있다.

한편 북한은 남한에 대해서는 대미협상 태도와 달리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약속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 등에 대해 우리 정부가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데 대한 불만으로 풀이된다. 최근 금강산 관광단지를 둘러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우리 측 시설의 철거를 지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15일 조선중앙통신은 “하라고 할 때에도 하지 못한 금강산 관광을 모든 것이 물건너간 이제와서 논의하겠다니 말이나 되느냐”며 “미국이 무서워 10년 동안 금강산 관광시설들을 방치해두고 있던 남조선 당국이 철거불똥이 발등에 떨어져서야 화들짝 놀라 관광재개에 끼워달라고 청탁하고 있으니 가련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11월 11일 남조선 당국이 부질없는 주장을 계속 고집한다면 시설철거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단행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며 “(금강산은) 우리가 책임지고 우리 식으로 세계적인 문화관광지로 보란 듯이 훌륭하게 개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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