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은 화학 등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비주력 사업에 대해 ‘선택과 집중’ 행보를 보이고 있다./뉴시스
연말에 진행되는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 정기인사가 대내외적 변수로 인해 '안정'과 '혁신' 중 어느 쪽에 방점이 찍힐지 주목된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통상 연말에 실시되는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 정기인사가 올해는 ‘물음표’ 상태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과 함께 재판이라는 대내외적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와해 등 재판이 줄줄이 남아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정기인사를 예정대로 단행하면서, ‘최소폭’으로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통상 12월에 인사를 실시했다. 지난해도 12월 초에 인사를 단행했고,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인사와 조직개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에 조직개편을 한 후 새해 사업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미래전략실이 해체하기 전에는 미전실이 그룹 인사를 총괄했으나, 해체된 이후로는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임원인사를 실시한다.

삼성의 인사 기조는 ‘신상필벌’이다. 성과가 있는 곳에는 보상을, 부진한 곳에는 책임을 묻는다는 의미다. 이에 연말 인사는 사업부별 실적과 개인별 성과평가를 종합해 결정된다.

대표적인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지난해는 DS(디바이스 솔루션)·CE(소비자가전)·IM(IT·모바일)의 3대 사업부문장을 유임하면서 반도체 사업을 이끈 김기남 DS 부문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또 발탁 승진자를 비롯해 80명의 승진자가 DS 부문에서 배출됐다.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만큼 성과보상이 이뤄진 셈이다.

반면 올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의 부진으로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부 실적이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7.1% 감소했다. 다만 3분기에 갤럭시 노트10 등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와 중저가 제품 수익성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늘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3대 사업부문장의 임기만료일이 2021년 3월이지만 유임시켜 인사의 연속성을 담보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반도체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대규모 시스템 반도체 투자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일각에서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삼성바이오로직스·노조 와해 등 재판 이슈들이 ‘혁신보다 안정’ 기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경제 외적인 불확실성으로 인해 대대적인 인적 쇄신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이 큰 변수라 인사 시점이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이전에도 재판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예년과 비슷하게 12월에 조직개편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단, 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혁신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서는 적임자들을 배치하고 조직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안정에 초점을 맞췄지만, 외부인사 영입과 요직 세대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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