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오스틴의 애플 공장을 방문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오스틴의 애플 공장을 방문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AP·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서 생산된 애플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관세를 내지 않기 때문에 애플과의 경쟁에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AP·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애플의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방문해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에게 “삼성은 대단한 회사이지만 애플의 경쟁자이다, (삼성만 관세를 면제해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문제는 삼성”이라며 “삼성을 대하는 방식과 비슷하게 애플을 대해야 한다”(We have to treat Apple on a somewhat similar basis as we treat Samsung)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나는 애플이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에 공장을 짓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 말했는데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다”며 “미국에서 생산할 때에는 관세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자국 내 생산을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 등의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하는 애플이 중국에서 들여오는 부품이나 제품에 대해 관세를 물게 되면 관세를 내지 않는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불리해진다는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애플이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들여오는 무선이어폰과 스마트워치에는 지난 9월부터 10% 관세가 부과됐다. 미국은 중국과의 협상이 불발되면 오는 12월 15일 스마트폰 등 156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15% 추가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쿡 CEO는 미중 무역 갈등 이후 지속적으로 관세 면제를 위해 로비를 벌여왔다. 15건에 대해 관세 면제를 신청해 10건의 승인을 받아냈고, 이달 초엔 중국에서 생산되는 애플 워치와 아이폰 부품, 기타 소비 가전에 대해 관세 면제를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의 중국산 부품 면제 요청을 거부했으나 지난 8월 쿡 CEO와의 회동 이후 입장을 바꿨다. 당시 쿡 CEO는 삼성이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지 않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를 부과 받지 않는다며 삼성과 경쟁이 어렵다는 논리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쿡은 넘버원 경쟁자인 삼성이 한국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관세를 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며 “애플로서는 관세를 내지 않는 아주 좋은 회사와 경쟁하면서 관세를 내는 게 힘든 일”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애플은 트럼프 대통령 방문일에 맞춰 오스틴의 새 사옥 건설을 시작했다. 애플은 10억달러(약 1조1,720억원)를 들여 2022년까지 27만9,000㎡ 규모로 새 사옥을 준공할 예정이다. 직원은 1만5,000명까지 고용할 계획이다. 이는 미국 내 투자와 일자리 확대를 주문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호응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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