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등 온라인 업체와의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수장 교체를 통해 경영 쇄신에 나서고 있다. / 각 사
이커머스 등 온라인 업체와의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수장 교체를 통해 경영 쇄신에 나서고 있다. / 각 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연말 정기인사 시즌을 맞아 유통가에서 수장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젊은 피 수혈과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해 이커머스를 위시한 온라인 유통 채널의 파상공세에 맞서고 있다.

◇ '승부사' 김형종… 백화점서 한섬 신화 재현하나

이마트발(發) 인사 칼바람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대형마트와 함께 성장정체에 빠져있는 백화점 업계도 인적쇄신의 칼을 빼들었다. 25일 현대백화점은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 사장을 박동운 사장 후임으로 내정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또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도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며, 한섬 대표이사에는 김민덕 한섬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이 승진한다. 아울러 현대리바트 사장 자리에는 윤기철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이 기용됐으며, 한섬 대표이사에는 김민덕 한섬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이 발탁됐다.

60대에서 50대로 경영진의 세대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동반 퇴진하게 되는 이동호 부회장과 박동운 사장은 각각 1956년과 1958년생으로 경험과 관록을 겸비한 60대다. 내년 3월까지 임기인 이 부회장 뿐 아니라, 박 사장 또한 1년 넘게 임기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2% 증가한 1조5,866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익(1,867억)이 같은 기간 27.6% 줄면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김형종 신임대표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1960년생인 김 신임대표는 1985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한 뒤 목동점장, 상품본부장을 거쳐 지난 2012년부터 한섬을 이끌어 왔다. 김 대표 체재 아래서 지난 7년간 한섬은 고속성장의 길을 걸어왔다. 4,900억원 규모이던 연매출은 지난해 1조3,000억원으로 확장됐다. 최근엔 중국 백련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고 ‘SJSJ’의 현지 진출을 성사시켰다. 사드 보복 등으로 중국에서 한국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대표의 승부사 기질이 이번에도 통했다는 평가다.

◇ 이마트에 현대백까지… 롯데 유통, 교체설 무성

회사 안팎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김 대표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현대백화점은 양대 사업 부문에 걸쳐 굵직굵직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지난달 두산의 두타면세점을 인수한 현대백화점은 최근엔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 입찰에 나홀로 참여하며 면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백화점 및 아울렛 개점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내년 6월과 11월에 대전과 남양주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2021년 초에는 여의도 파크원에 대형 백화점 건립을 성사시켜야 한다.

이마트에 이어 현대백화점까지 새 수장을 임명하면서 롯데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이원준 유통BU 부회장의 교체설이 나돌고 있다. 올해 실적 개선이 절실했던 롯데쇼핑은 내년을 기약해야하는 상황이다. 롯데쇼핑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 동기 대비 66% 감소한 1,687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 부회장이 1956년생으로 상대적으로 ‘고령’에 속한다는 점도 자리보존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오프라이 유통사들의 인사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면서 “이마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외부 수혈을 해서라도 위기에서 회사를 구해내기 위한 적임자를 선정하기 위한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