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해 7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위해 자리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해 7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위해 자리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실질적 분당을 앞둔 바른미래당이 안철수 전 대표의 연내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서서히 접는 모습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가 내년 총선을 건너뛰고 대선으로 직행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안철수계 인사로 분류되는 바른미래당 핵심 관계자는 28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당장 바른미래당으로 다시 돌아올 가능성보다는 총선을 건너뛰고 대선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총선 이후 내년 정국을 보고 방향을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 낙선하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는 3개월 뒤 독일로 떠나 뮌헨의 막스프랑크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1년여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국내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표의 정계 복귀 시점에 대한 추측과 해석이 난무했다. 정치권에서는 "복귀설이 매달 나오는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까지 회자됐다. 정치권의 복귀 예상은 번번이 빗나가며 잠잠해지는 듯했다.

그러다 지난 9월 30일 바른미래당 유승민계·안철수계 의원 15인을 주축으로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 결성됐다. 변혁 대표를 맡은 유승민 의원이 연일 안 전 대표에게 공개 러브콜을 보내면서 안 전 대표의 복귀설이 다시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바른미래당이 장기간 분열 끝에 사실상의 당내당이 만들어진 데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의 창업주로서 안 전 대표의 역할을 요구하는 기류가 다시 형성된 것이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지난달 6일 직접 트위터를 통해 "독일을 떠나 미국 스탠퍼드대 법대에서 방문학자로 연구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또다시 당에 충격을 안겨줬다. 그가 미국에서 새출발을 선언한 만큼 총선을 건너뛸 수 있다는 불안감이 당을 뒤덮었다.

변혁 소속의 하태경 의원은 당시 라디오에 출연해 "내년 총선을 건너뛰면 정치적으로 객사(客死)한다"며 변혁 합류 여부에 대해 답을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변혁은 안 전 대표의 의사와 관계없이 창당 수순을 밟고 있다.

이른바 '변혁 신당'이 가시화되면서 유승민계와 안철수계의 잡음도 불거지고 있다. 안 전 대표를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유승민계와, '기다려야 한다'며 정치적 결단을 유보하는 안철수계의 온도차가 뚜렷한 이유에서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권은희 의원은 안 전 대표의 의중을 듣기 위해 내달 미국행을 시사했으나, 다수 안철수계는 미국행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습이다. 안 전 대표가 결단을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미국에 가봤자 소득이 없다는 것이다. 변혁의 한 관계자는 "안 전 대표는 (변혁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귀띔했으나, 대외적으로는 기대감을 접은 분위기다.

당권파는 여전히 안 전 대표의 총선 전 바른미래당 복귀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은 눈치지만, 변혁과 마찬가지로 큰 기대를 품는 모습은 아니다.

김관영 최고위원은 지난 2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안 전 대표가 (당에) 들어와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도 "여러 경로를 통해 간접적으로 들은 이야기는 당분간 오기 어렵다, 안 오겠다고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출신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우리와 같이 하는 것을 바라지만, 냉정하게 바른미래당이 안 전 대표가 구상하는 제3지대의 판이 아니라면 당에도 오지 않을 것이고, 총선도 패싱할 것"이라며 "내년에 야권이 지리멸렬하고 제3지대가 여러 갈래로 나뉘면 다음 대선에 기회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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