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지난 27일 MOU를 체결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지난 27일 MOU를 체결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가파른 성장세와 더불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배달앱 업계에서 의미 있는 MOU가 체결됐다. 서로 손을 맞잡은 주인공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배달통·푸드플라이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다. 한때 불편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던 양사의 협업은 자영업자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지난 27일 데이터 연동 공동업무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업무협약식은 이날 서울 서초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본사에서 윤현준 우아한형제들 부사장과 권유진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최고전략책임자 등 양사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MOU는 치열한 경쟁관계에 놓여있는 두 업체가 자영업자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각 배달앱 서비스를 활용해온 자영업자들은 매출정보 및 각종 부가정보 역시 별도로 전달받아야 했다. 관리의 효율이 떨어지고, 불편하며 혼동을 초래할 수도 있는 환경이었다.

앞서 양사는 이와 관련해 불편한 관계에 놓이기도 했다. 지난 7월, 배달의민족은 매출관리 서비스인 ‘배민장부’의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일부 변경하며 ‘필수 수집·이용 항목’에 요기요의 아이디 및 비밀번호를 추가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를 함께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상당수인 만큼, 양쪽의 매출정보를 합산 제공해 편의성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 등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었고, 양사의 갑론을박으로 이어졌다. 당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측은 입장문을 통해 “현행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며 ”아이디와 비밀번호 수집을 중단할 것을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밝혔다. 요기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통해 로그인하면 단순히 매출정보 뿐 아니라 운영에 대한 다양한 정보 및 노하우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처럼 중요한 정보가 어떤 방식과 형태로 재가공 될지 알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우아한형제들도 반박의 입장문을 내고 “배민장부가 보여주는 것은 요기요를 통해 올린 매출액 정보”라며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앱 업계 최초로 국내 ISMS와 글로벌 ISO27001 인증을 받은 IT기업으로서 개인정보보호 및 정보보안을 매우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다. 이용자 동의를 통해 수집된 정보가 동의 받은 목적 이외에 회사의 이익을 위해 활용되지 않도록 엄격한 관리 및 기술적 보호 조치를 적용하고, 동시에 엄격한 내부 통제를 통해 관리 중”이라고 강조했다. 제공받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오로지 업주의 동의를 받은 범위 내에서, 즉 매출정보를 확인하는 데에만 활용된다는 설명이었다.

또한 우아한형제들 측은 “요기요를 통한 업소의 매출액 정보는 요기요의 것이라기보다는 해당 음식점 업주의 것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며 “우아한형제들은 소상공인 자영업자 분들에게 마땅히 제공해 드려야 할 가치를 쉽게 져버릴 수 없다. 요기요가 자영업자를 위한 매출 관리 서비스를 내놓고 같은 방식으로 배달의민족 매출정보를 가져간다하더라도 반대할 생각이 없으며 오히려 환영할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에 대한 불필요한 논쟁보다는 자영업자를 위해 어떤 노력을 더 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고 손을 내밀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논란은 양사가 자영업자를 위해 손을 맞잡는 계기가 됐다. 양사는 매출정보 등 공개데이터를 데이터 연동 방식을 통해 통합적으로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인 방식은 향후 협의를 거쳐 구현될 전망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당시 다소 갈등의 양상으로 비춰지기도 했으나, 서로 오해를 풀고 자영업자를 위한 서비스 강화에 뜻을 모으게 됐다”며 “기본적으로 매출정보와 같은 데이터의 진정한 주인은 자영업자이며, 이 데이터가 자영업자를 위해 활용되는 것을 플랫폼에서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양사는 이번 데이터 연동 공동업무 추진과 더불어 공개 데이터 환경을 구축해 자영업자들의 사업 운영을 돕는 다른 서비스와의 협업 가능성도 활짝 열어두기로 했다.

권유진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최고전략책임자는 “함께 배달앱 시장 성장을 위해 노력해 나가고 있는 두 플레이어가 소상공인들의 운영 편의성 증대를 위해 함께 협력하면서 업계 발전과 사장님들의 매출 증대에도 더욱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사장님들의 성장과 함께하는 주문 중개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현준 우아한형제들 부사장 역시 ”양사의 데이터 연동 협업은 업계가 협력해 자영업자를 위한 생산적인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며 ”이번 협약을 통해 타 서비스들도 데이터 연동 작업에 참여하게 된다면 더 많은 자영업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