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지난 28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회동을 가졌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 뿐 아니라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 삼성디스플레이 이동훈 사장, 삼성전기 이윤태 사장 등이 삼성의 주요 전자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도 배석했다고 전했다. /베트남정부 페이스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지난 28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회동을 가졌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 뿐 아니라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 삼성디스플레이 이동훈 사장, 삼성전기 이윤태 사장 등 삼성의 주요 전자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도 배석했다고 전했다. / 베트남정부 페이스북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한국을 방문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이번주 들어 두 번 회동을 갖고 베트남과의 협력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 이 회장과 푹 총리의 만남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방문 이후 처음이다.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8일 오전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개최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이후 푹 총리와 면담을 갖고 삼성의 베트남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회동은 베트남 정부 측이 이 부회장에 면담을 요청해 이뤄졌다. 이에 전경련 행사가 끝난 후 삼성 측에서 직접 푹 총리가 머물고 있는 하얏트호텔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면담에는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 삼성디스플레이 이동훈 사장, 삼성전기 이윤태 사장 등 삼성의 주요 전자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도 배석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박닌·타이응우옌 등에 휴대폰 생산라인을 두고 연간 1억5,000만여대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는 삼성전자 생산량(약 3억대)의 절반 정도다. 베트남 전체 수출 가운데 25%가량을 삼성이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투자한 금액은 170억달러 정도다.

이 부회장은 이날 푹 총리에게 “삼성의 베트남 사업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베트남 경제 발전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양국 관계 증진에 기여하겠다”며 “R&D 센터 투자 프로젝트를 적극 전개하고 베트남 부품 산업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푹 총리는 이에 “베트남이 가장 큰 휴대폰 생산기지가 된 것은 삼성뿐 아니라 베트남에도 영광”이라며 “정부와 관련 기관이 삼성을 포함한 한국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원활하게 진행하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푹 총리는 “삼성의 성공은 곧 베트남의 성공”이라며 “베트남이 모든 측면에서 삼성의 세계 최대 전략 생산 거점이 되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푹 총리는 반도체 공장을 설립해 달라고 요청하며 세제를 비롯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베트남 타이호타이 지역에 추진하고 있는 R&D 센터와 관련해 투자 규모(2억1,000만달러)를 공개하는 등 사업 계획을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베트남 정부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1995년 호찌민에 삼성전자 법인을 설립해 TV 생산·판매를 시작했고, 스마트폰·디스플레이·배터리·전자부품 등 베트남 사업을 확대해 왔다. 현재 베트남에서 스마트폰과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TV와 네트워크 장비,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고용한 인력만 10만명 이상으로 현지 경제·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과 푹 총리가 잦은 회동을 갖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푹 총리는 지난 25일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부산을 찾았는데, 이날 오후 부산 힐튼호텔에서 열린 청와대 초청 만찬에서 이 부회장과 만났다.

이후 지난 2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환영 만찬에서 이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도 만났다. 환영 만찬 자리에서 푹 총리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수출의 58%가 베트남에서 생산된 것”이라며 삼성과의 관계를 강조한 바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