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의 매각 추진설이 전해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인수합병(M&A) 시장에 보험사 매물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최근엔 미국계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의 매각 추진 소식이 전해졌다.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 갖춘 알짜매물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 수익성ㆍ건전성 모두 갖춘 특급 매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이 최근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한 후 푸르덴셜 생명에 대한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은 푸르덴셜 인터내셔널 인슈어런스 홀딩스를 통해 푸르덴셜생명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1989년 한국에 설립된 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온 곳이다. 탄탄한 설계사 조직과 종신보험 중심의 안정적인 판매구조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왔다. 6월말 기준 총 자산은 20조1,938억원으로 생보업계 11위권 수준이다. 

수익성과 건전성은 업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올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050억원으로 업계 5위권 수준이다. 총자산이익률(ROA)은 1.07%로 업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재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505.1%로 업계에서 가장 높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건전성 지표다. 보험사들은 보험업법에 따라 이 비율을 100% 이상 유지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푸르덴셜생명의 RBC 비율은 당국의 권고치를 넘어설 뿐 아니라, 업계 평균(296.1%)도 크게 웃돌고 있다. 이 때문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대비한 자본 확충 부담도 거의 없는 편이다. 

푸르덴셜생명의 매각 추진 소식에 시장은 술렁이고 있다. 특급 매물인 탓에 국내 대형 금융사는 물론, 사모투자펀드 운용사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대형 금융사 중에는 KB금융이나 우리금융 등이 주요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 쏟아지는 보험사 매물… 인수 관심, 한쪽에 쏠리나   

KB금융은 그간 생명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표명해왔다. 다만 그간 적당한 매물을 찾지 못해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타나진 않았다. 올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차원에서 다양한 금융사 매물을 눈여겨보고 있는 곳이다. 

푸르덴셜생명이 M&A 시장 등판한다면 다른 보험사 매각 작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M&A 시장에선 KDB생명과 더케이손해보험 등의 보험사 매물이 나와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9월 30일 KDB생명에 대한 매각 공고를 내고 네 번째 매각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교직원공제회도 최근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한 뒤, 더케이손보의 매각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현재까지 두 매물에 대한 인수 열기는 다소 뜨뜻미지근한 분위기다. KDB생명 매물의 경우, 산업은행이 바라는 인수가와 시장의 적정가의 괴리감이 워낙 커 매각 작업이 잘 진행될지 미지수라는 평가가 있다. 최근 몇 년간 구조조정 등 체질 개선 과정에서 영업력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있는 점도 걸림돌로 지목됐다. 더케이손보의 경우, 수익성이 안 좋은 점이 약점 요인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125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더케이손보는 올해도 대규모 손실을 냈다. 이런 가운데 특급 경쟁 매물까지 등장한다면 이들 매물의 인수 흥행에 더욱 그림자가 드리워질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푸르덴셜생명은 매각 추진설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전했다.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현재로선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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