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수수료 부과 문제로 가맹점주들과 첨예한 갈등을 빚은 피자헛이 정상황에 속도를 내고 있다. / 뉴시스
부당한 수수료 부과 문제로 가맹점주들과 첨예한 갈등을 빚은 피자헛이 정상황에 속도를 내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한국피자헛이 경영 정상화를 향한 잰걸음을 내딛고 있다. 마케팅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가맹점주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피자헛은 실적도 회복세로 돌아서며 어드민피 논란의 흔적이 서서히 지워지고 있다.

◇ ‘어드민피’ 폐지… 주홍글씨 지워나가는 피자헛

피자헛이 급변하는 트렌드로 요동치는 외식업계 속에서 제2의 전성기를 되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난 8월 업계 마케팅 전문가로 통하는 김명환 신임 대표 체제를 맞은 후 뚜렷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자헛은 위기의 단초가 됐던 어드민피(가맹점 수수료)를 전격 폐지키로 하는 ‘통큰’ 결정을 내렸다. 지난 14일 가맹점주 협의회와 함께 상생협약을 맺으며 업계 1위 재탈환 의지를 다진 피자헛은 내년부터 어드민피를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 수년간 가맹 본사와 점주 간 갈등을 초래했던 어드민피 논란이 마침내 봉합된 셈이다.

피자헛은 2015년 어드민피 논란이 불거지면서 암흑기를 맞았다.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의 갑질이 한창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던 때 피자헛은 ‘경비원 폭행 논란’에 휩싸인 미스터피자와 함께 갑질의 대명사로 통했다. 가맹점주들에게 계약서상에 표기되지 않은 수수료를 추가로 걷어온 사실이 밝혀져 공분의 대상이 됐다. 가맹점주들로부터 68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피자헛은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더불어 과징금 5억2,600만원을 부과 받았다.

기업 이미지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영업 활동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사건이 발생한 이듬해인 2016년 한국피자헛은 13억원의 영업손실과 1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1위를 호령하던 피자헛은 어느새 후발주자들에게 밀려 6위로 전락했다. 개인 맛집이 인기를 끌고 프랜차이즈 외식 브랜드가 다양해지면서 영업 환경이 악화된 것도 피자헛의 명성을 위협했다. 2017년 피자헛은 또 다시 영업손실(12억)을 기록하며 더 깊은 늪으로 빠져드는 것처럼 보였다.

◇ 신발 끈 조이는 피자헛… 불운 막 내리나

반환점으로 삼았던 지난해에도 피자헛의 수난은 계속됐다. 정상화의 고삐를 당기던 찰라 수년 만에 발탁한 연예인 홍보 모델이 불미스런 일을 겪으며 마케팅에 차질이 발생하는 불운을 맞았다. 온에어 3일을 앞두고 가수 마이크로닷이 부모의 사기설에 휩싸이면서 광고 전략이 어그러졌다. FCD(패스트캐주얼다이닝) 매장으로 체질개선 중인 시점에서 터진 악재였던 터라 피자헛에게 더 뼈아프게 다가 왔다.

올해엔 ‘탄 피자’ 논란에 휘말리며 제품 신뢰도와 서비스 품질이 도마에 올랐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정상제품과 거리가 멀어 보인 제품을 받은 한 소비자의 컴플레인에 대해 피자헛 고객상담실이 ‘도와드릴 게 없다’며 부적절하게 대응해 홍역을 치렀다. 논란이 발생한 지 일주일여 만에 피자헛은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리고 환불을 조치를 하는 등 진땀을 빼야 했다.

‘고난의 세월’을 겪은 피자헛은 이에 굴하지 않고 부활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god 출신의 가수 박준형을 모델로 발탁하고 신제품을 적극적으로 노출시키고 있다. 28일엔 배달의 민족과 MOU를 맺고 ‘배민오더’ 서비스를 도입키로 했다. 배달의민족 앱을 통해서 방문포장 주문도 가능하도록 하는 등 서비스 개선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신장과 함께 영업흑자(17억)로 돌아선 것도 피자헛의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피자헛 관계자는 “마케킹 전문가인 신임 대표님께서 오신 후 관련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면서 “아직 올해 사업 년도가 완전히 종료되지 않아 조심스럽지만 실적이 안정적인 수준에 오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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