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하우시스가 강계웅 부사장(사진)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뉴시스·LG하우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LG하우시스가 새로운 사령탑을 맞이했다. 최근 정기 인사를 통해 민경집 대표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나고 강계웅 부사장이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LG하우시스가 건설·자동차 등 전방산업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과연 신임 CEO가 구원투수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 50대 CEO 전진 배치… 세대교체 기조 반영 

LG하우시스는 지난달 28일 2020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CEO 선임, 전무 승진 2명, 상무 신규 선임 2명, 전입 4명 등에 대한 승진 및 전입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 한국영업부문장인 강계웅 부사장(56)이 신임 CEO로 선임돼 주목을 끌었다.

이번 CEO 인사는 LG그룹의 세대교체 인사 기조가 반영된 조치로 보인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체제가 출범한 뒤 최근 2년간 주요 계열사 인사에서 60대 CEO를 교체하고 50대 CEO를 전진 배치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최근 단행된 정기 인사에선 LG전자의 조성진 부회장(64)이 이 같은 인사 기조에 따라 용퇴했다. LG하우시스의 민경집 대표이사(62)도 같은 수순을 밟은 것으로 보인다.

LG하우시스 측 역시 “이번 임원인사는 성장 잠재력을 중심으로 성과주의와 LG Way 리더십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젊은 인재를 중용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인사를 통해 조직 내 변화와 혁신을 가속화해 새로운 성장에 속도를 내고 사업 포트폴리오 정예화와 사업 체질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 사령탑이 된 강계웅 부사장은 1963년생으로 젊은 CEO에 속한다. 그는 지난 1988년 금성사로 입사해 30여년간 LG전자에서 근무하며 △한국경영관리팀장 △하이프라자 대표 △한국영업본부 B2C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올해 LG하우시스로 이동한 뒤엔 한국영업부문장을 맡아왔다. 

그는 ‘가전업계  영업통’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LG하우시스 측은 그가 2012년 12월 매출이 역신장 하던 하이프라자 대표로 부임해 하이프라자를 가전 유통업계의 선두 기업으로 안착시켰다며 관련 성과를 높이 샀다. 또 강 부사장에 대해 “2016년 7월 LG전자 한국영업본부 B2C그룹장을 맡은 뒤, LG전자의 국내 매출을 대폭 성장시키는 등 국내 B2C(기업과 개인간 거래) 영업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인사”라고 평가했다. 

◇ 전방산업 악화에 수익성 흔들… B2C 영업통으로 돌파구 찾나 

LG하우시스의 신임 수장에 ‘영업통’이 기용된 배경으로는 최근의 실적 침체가 이유로 거론된다. LG하우시스는 창호, 바닥재, 자동차부품 원단 등을 제조·판매하는 종합건자재 기업이다. LG하우시스는 건설 경기와 자동차산업 등 전방산업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수익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1% 감소하고 순이익이 적자전환할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았다. LG하우시스는 지난해 531억원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537억원) 대비로는 22% 가량 증가한 규모다. 다만 지난해가 워낙 실적이 부진했던 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만족하긴 어려운 실적이다. 더구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전방산업 위축 기조가 계속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신서정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LG하우시스의 올 3분기 실적에 대해 “국내 고부가 건축자재 매출 확대와 주요 원재료 가격의 하향 안정세 지속으로 수익성이 제고된 모습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국내 주택 시장 및 자동차 산업 등 전방산업의 성장세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외형의 성장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LG하우시스는 업황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위주로 판매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B2C 사업 강화 차원에서 온라인몰, 홈쇼핑 등의 판매 채널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번엔 선임된 강계웅 부사장은 B2C 영업 분야에 잔뼈가 굵은 인사다. 과연 LG하우시스를 부진의 늪에서 꺼낼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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