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가 14일(현지시간)부터 16일까지 미국 새너제이(산호세)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SID(Society for Information Display,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 2019’에 참가해 앞선 OLED 기술력을 선보인다. 사진은 LG디스플레이 롤러블 TV / LG디스플레이
올레드(OLED) 패널은 백라이트가 없어 접거나 돌돌 말 수 있다. 사진은 LG디스플레이 롤러블 TV / LG디스플레이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최근 몇개월간 진행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전쟁’에서 계속 나오는 용어가 있다. 올레드(Organic Light Emitting Diodes·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8K가 그것. 기사를 통해 해당 용어를 계속 접하지만 사실 생소한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선 올레드에 대해 알아보자. 과거 TV는 브라운관(CRT) 방식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평판 디스플레이 방식의 TV가 그 자리를 채웠다. 최근까지 가장 대중적인 평판 디스플레이는 LCD(Liquid Crystal Display) 방식이었다. LCD는 액정 자체가 빛을 내지 못하므로 액정 패널에 빛을 공급하는 백라이트가 함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올레드란 형광성 유기화합물을 기반으로 한 발광 소자의 일종으로, 자체적으로 빛을 발할 수 있어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다. 백라이트가 없기 때문에 TV 제품이 더 얇아지고, 구부리거나 돌돌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기도 제작할 수 있게 된다. 이에 LG전자에서 ‘롤러블 TV’를 만들 수 있었다.

또 ‘자체발광’하기 때문에 소자가 꺼지면 빛을 내지 않아 ‘검은색’ 표현이 용이하다. 이 때문에 LCD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높은 수준의 명암비를 구현할 수 있다. 명암비란 화면상의 가장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얼마나 잘 구분되는가를 나타내는 기준이다. 

반면 자체발광이 가능한 올레드와 달리 LCD는 후면에서 백라이트가 빛을 쏘기 때문에 검은색 표현 시에 불리하다. 올레드 TV를 개발한 LG전자에서 ‘완벽한 블랙 표현’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올레드 패널도 단점을 안고 있다. 발광 다이오드를 사용한다는 말은 장치에 수명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물질의 특성 상 청색광을 내는 소자가 적색, 녹색광을 내는 소자에 비해 빨리 소모된다. 이에 장시간 사용할 경우 화면에 잔상이나 얼룩이 남는 번인(Burn in, 열화) 현상이 일어난다. 삼성이 LG 올레드 TV를 공격할 때 ‘전가의 보도’로 쓰는 부분이다. 

다만 LG는 RGB(적색·녹색·청색) 방식에서 고전을 겪자 W(화이트) 소자 위에 적색·녹색·청색 컬러필터를 올리는 W-올레드 방식으로 개발을 시작했고, 2013년부터 양산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8일 삼성전자 연구원이 2019년형 QLED 8K의 화질을 시연하는 모습. /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QLED TV는 LCD TV에 QDEF 필름을 부착한 제품이다. 사진은삼성전자 연구원이 2019년형 QLED 8K의 화질을 시연하는 모습.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현재 올레드 패널을 붙인 TV가 아니라 QLED TV를 생산하고 있다. QLED TV는 LCD TV에 ‘양자점개선필름’(QDEF)을 부착한 제품이다. 구조는 LCD와 같지만 색 재현율이 향상됐다. QLED TV는 글로벌 시장에서 ‘풍부한 색 표현력’이 있다고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 삼성전자는 “QLED TV는 백라이트가 있기 때문에 더 밝고 오래가는 빛이 필요한 대화면에 좋다”고 강조한다. 또 LCD 패널을 사용하고 있어 올레드 TV에 비해 가격 경쟁력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QLED와 올레드 TV가 시장에서 맞붙으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전쟁’도 시작됐다. LG전자는 “QLED TV는 기존 LCD에 퀀텀닷(QD) 필름을 추가한 것으로, LCD TV의 다른 이름”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QLED TV가 실제로는 LCD TV임에도, 스스로 빛을 내는 ‘퀀텀닷LED 디스플레이’(QLED)로 인식할 수 있는 QLED라는 명칭을 쓴 점이 논쟁의 시작으로 분석된다. LG전자가 지난 9월 삼성전자를 상대로 공정위에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주장하며 신고서를 제출한 것은 여기서 근거한다. 

그러나 삼성전자도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10월 삼성디스플레이는 ‘QD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 및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QD디스플레이는 블루 올레드를 발광원으로 사용하고 그 위에 QD 필름을 입힌 디스플레이다. QD디스플레이는 별도 백라이트가 없이 블루 올레드가 발광원이라 두께가 얇아진다는 장점을 갖고있다.

그렇다면 ‘TV 전쟁’의 시작점인 ‘8K’는 무엇일까? 8K란 화면 안에서 가로-세로 7680x4320 해상도를 지원하는 디지털 비디오 포맷을 뜻한다. 8K TV란 가로 해상도가 약 8,000픽셀인 TV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정확한 인증 기준은 없다.

이 때문에 지난 9월 LG전자는 ‘IFA 2019’에서 “QLED를 쓴 삼성전자 8K TV는 화질 선명도가 12%로 국제 표준 기준(50% 이상)에 미달하는 가짜 8K”라며 “QLED TV는 후면에서 빛을 쏘아야 하는 LCD TV로 화질 선명도(명암비)가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는 해상도 충족 조건으로 화질 선명도 50% 이상을 제시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해당 기준은 1927년 발표된 것이라 최신 동향에 뒤떨어졌다고 반박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K TV 화질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8K TV는 화질 선명도가 50% 이상이어야 한다”고 정의했다. 

CTA는 페이지를 통해 ‘8K 인증 기준’을 공개했다. ▲해상도 ▲화질 선명도 ▲프레임 레이트 같은 기준을 제시했고 최소 50%의 화질 선명도 값을 갖춰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LG전자가 지속적으로 삼성전자 8K TV 화질을 비판한 근거였다.

결국 올레드·8K 모두 해당 제조사의 기술력을 나타내는 용어다. 양사 모두 자사의 ‘첨단 기술력’을 걸고 싸우는 것이다. 서로 물러날 의사가 없는 만큼,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신경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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