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강승수 한샘 신임 대표이사 회장이 취임식을 가졌다. /한샘
지난 2일, 강승수 한샘 신임 대표이사 회장이 취임식을 가졌다. /한샘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5년이란 긴 세월 동안 회사를 이끌어온 최양하 전 회장의 뒤를 이어 강승수 한샘 신임 대표이사 회장이 취임했다. 또 하나의 ‘샐러리맨 신화’를 쓰게 된 강승수 회장 앞엔 위기를 넘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야 하는 무거운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 25년 만의 수장 교체, 대를 잇는 ‘샐러리맨 신화’

“새로운 50년의 도전을 시작하고자 한다.”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을 통해 강승수 한샘 신임 대표이사 회장이 밝힌 일성이다.

내년이 한샘 창립 50주년인 점에 착안한 그는 “1970년 단돈 200만원의 자본금과 7평 규모 사무실에서 출발한 한샘이 국내 1위 종합 홈 인테리어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50년간 꿈과 열정을 가지고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했기 때문”이라고 지난 역사를 평가한 뒤 새로운 수장으로서 의지를 다졌다.

한샘은 최근 커다란 변화를 맞이했다. 오랜 세월 수장으로서 회사를 이끌어온 전문경영인 최양하 전 회장이 전격 물러난 것이다. 1979년 경력직으로 한샘에 입사한 최양하 전 회장은 1994년 대표이사 전무에 올랐으며, 25년 만인 지난 10월 퇴임 의사를 밝혔다. ‘샐러리맨 신화’이자 ‘최장수 전문경영인’이라는 점에서 그의 용퇴는 큰 주목을 받았다.

최양하 전 회장의 뒤를 잇게 된 강승수 신임 회장 역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65년생인 그는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대한항공 법무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한샘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의 눈에 든 그는 1995년 한샘에 입사했고, 이후 한샘의 가파른 성장을 함께했다. 한샘이 1997년 국내 최초로 선보인 인테리어 전시장 ‘한샘 플래그숍’에 기여하고, 2004년 중국 진출을 진두지휘한 장본인이다.

그렇게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대리로 입사한지 10년 만에 임원 대열에 올라섰고, 24년 만에 수장 자리에 등극하게 됐다. 또 하나의 ‘샐러리맨 신화’를 탄생시킨 것이다.

지난 10월말 용퇴 의사를 밝힌 최양하 전 한샘 회장은 국내 경제계 최장수 전문경영인이었다. /한샘
지난 10월말 용퇴 의사를 밝힌 최양하 전 한샘 회장은 국내 경제계 최장수 전문경영인이었다. /한샘

◇ 어려운 시장 여건 속 새로운 동력 ‘절실’

이처럼 강승수 신임 회장의 취임은 새로운 ‘샐러리맨 신화’의 탄생이라는 점과 25년 만의 수장 교체라는 점에서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다만, 파티를 즐길 시간은 없다. 당면한 위기와 과제가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한샘이 영위하고 있는 핵심사업은 건설경기에 밀접하게 반응한다. 그런데 최근 건설경기가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앞으로도 전망이 밝지 않다. 실제 2017년 업계 최초로 2조원을 넘겼던 한샘의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은 지난해 다시 2조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아예 2017년 대비 58.5%나 감소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조2,638억원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2% 감소했고, 누적 영업이익도 341억원으로 6.2% 감소했다.

그 사이 가구업계 경쟁구도는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2014년 한국에 진출한 세계적인 ‘가구공룡’ 이케아는 성공적으로 안착한 뒤 매장을 늘려나가고 있고,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현대리바트는 한샘을 바짝 추격해오고 있다.

시장전망은 어둡고, 경쟁을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한샘에게 필요한 것은 변화다. 이는 최양하 전 회장이 전격 물러나고, 50대 젊은 수장에게 새로 지휘봉을 맡긴 핵심 이유기도 하다.

강승수 회장 역시 이를 잘 인지하고 있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이제 우리는 세계최강 기업을 향한 새로운 50년의 도전을 시작하고자 한다”며 “앞으로의 한샘은 디지털 시대 글로벌 홈인테리어 시장에서 한국을 넘어 세계의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세계최강 기업은 남이 하는 일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일, 남들이 모두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낼 때 가능하다”며 “한샘은 미래의 소비자들이 갈망할 상품이 무엇일지 찾고, 그것을 누구보다 먼저 개발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로 디자인과 디지털, 인재육성을 꼽은 강승수 회장은 △국내시장 매출 10조원 달성 △국내에서 완성된 홈 인테리어 비즈니스 성공모델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본격 진출 △‘스마트 홈’·’스마트 시티‘ 등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 등을 중장기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으로서 ‘100년 한샘’을 향해 담대한 발걸음을 내딛은 강승수 회장이 한샘과 함께 성공가도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