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생명이 보험업황 난조에도 순이익이 대폭 확대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보험업계에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보험업이 저성장 국면에 돌입하면서 이익 감소세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이런 현상이 두드러져 나타나는 모습이다. 생명보험업뿐만 아니라 손보업계 모두 순이익이 전년대비 25%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개별 회사로 살펴보면 업황 난조에도 선방한 곳도 존재한다. 중소형사 중엔 DGB생명이 그 중 하나로, 눈길을 끌고 있다. 

◇ 불황에도 선전… 사옥 매각 이익과 체질 개선 효과 

경영공시에 따르면 DGB생명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2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1억원) 대비 981% 늘어난 규모다. 회사는 이익 변동 배경에 대해 경영 현황 보고서에서 “사옥 매각으로 부동산 처분이익 발생했고, 대체투자상품 배당금 발생으로 배당금 수익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DGB생명은 지난 3월 부산 본사사옥을 하나투자신탁에 매각한 바 있다. 매각 가격은 300억원대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일회성 이익에 영업 실적 개선이 더해져 전체적인 이익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DGB생명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87억원으로 전년 동기 (44억원) 대비 552% 늘었다. 

수익 지표를 자세히 살펴보면 영업이익률은 올 9월말 기준 1.99%로 전년 동기(0.41%) 대비 1.58%포인트가 늘었다. 총자산수익률(ROA)과 자기자본수익률(ROE)은 각각 0.49%, 10.57%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44%포인트, 9.53%포인트가 오른 수치다. 운용자산수익률은 3.53%로 전년 동기(2.98%) 대비 0.55%포인트 높아졌다. 

재무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 DGB생명의 9월말 지급여력(RBC) 비율은 193.1%로 6월말(188.7%) 대비 4.4% 포인트 올랐다. DGB생명은 6월말 기준으론 RBC 비율이 DB생명과 함께 생보업계에서 가장 낮았다. 하지만 9월말엔 업계 꼴찌 굴욕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반등세는 지난해까지 크게 부진을 면치 못했던 상황과 비교된다. DGB생명은 지난해 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또 RBC 비율의 경우, 지난해 말엔 173%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당국의 권고치(150%)를 넘기고 있는 수준이지만, 새 회계기준 도입 부담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수치로 보긴 어려웠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올 초까지만 해도 그룹 내에서도 골칫거리로 떠오른 모습이었다. DGB생명은 2015년 DGB금융그룹이 야심차게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킨 곳이다. DGB금융은 인수 후 비은행 부문의 수익 증대를 기대했지만 최근 몇 년간 실적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출범 첫 해 190억원의 순이익을 낸 후, 이익 감소세가 이어졌다. 급기야 지난해엔 적자 성적표까지 냈다. 

이에 DGB금융은 쇄신 차원에서 올 초 대표이사 교체를 결정했다. 푸르덴셜생명 부사장 출신인 민기식 대표이사가 지난 2월 DGB생명 수장으로 발탁됐다.

민 대표는 보험업계에서만 30년간 몸 담은 베테랑이다. 전임 대표이사인 김경환 전 대표이사가 보험업 경력이 없었던 것과 달랐다. 민 대표는 취임 후 사업 포트폴리오 체질 개선과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해왔다. 올 5월엔 기존 38개 지점의 80%이상을 폐쇄하는 통폐합 작업을 추진했다. DGB생명은 5개 거점지역 점포만 남겨두는 방식으로 지점을 대대적으로 줄였다.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이 추구하겠다는 게 민 대표의 경영 방침이었다. 이 같은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도 수익성 개선이 보탬이 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DGB금융그룹은 주력사인 대구은행의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비은행 부문 계열사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과연 허리띠 졸라매기로 전열을 가다듬은 DGB생명이 효자 계열사로 거듭날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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