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수 20% 감축 이어 11일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 공고
‘보이콧재팬’, ‘홍콩민주화운동’ 등 대외 악재와 업계 불황 탓 해석

/제갈민 기자
대한항공이 지난 2013년 이후 6년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사진은 대한항공 서울 강서구 본사 전경.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대한항공이 희망퇴직을 공고했다. 항공업계 1위마저 불황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희망퇴직 신청접수’ 공지를 게시했다. 대한항공의 희망퇴직은 지난 2013년 실시한 후 6년 만이다. 2013년 당시 희망퇴직 신청자는 약 11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은 만 5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자로 운항승무원, 기술 및 연구직, 해외근무 직원 등 일부직종을 제외한 전(全) 직원이다. 희망퇴직은 오는 23일까지 접수할 수 있으며 이후 심사과정을 거쳐 12월 말에 실시한다.

대한항공은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에게 법정 퇴직금과 함께 최대 24개월분의 급여를 추가로 지급하며, 퇴직 후 최대 4년간 자녀의 고교·대학교 학자금 등 복리후생을 지원한다.

이번 희망퇴직과 관련해 대한항공 측은 “강제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희망퇴직은 자발적으로 신청한 직원에 한해서만 실시할 예정”이라며 “정년(60세)에 앞서 새로운 인생 설계를 준비하는 직원에게 보다 나은 조건으로 퇴직할 기회를 제공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보이콧재팬’, ‘홍콩민주화운동’ 등 대외 악재와 업계 불황에 따른 조치로 보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은 지난 3분기, 항공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으나 실적은 전년 대비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별도 기준 매출액은 3조2,8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으며, 당기순손익은 2,118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순손실은 6,268억원에 달한다.

이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정기 임원 인사에서 임원수를 이전보다 20% 줄였다. 당시 임원수 급감에 대해 ‘구조조정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팽배했다. 이번 희망퇴직 공고는 그 연장선이라는 것이 업계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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