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한 미국을 강력 규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협상 데드라인으로 정해놓은 연말이 다가오는 가운데, 북미 양측의 대치가 더욱 첨예해지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올해 안 협상을 이미 어렵다고 판단하고, ICBM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12일 오후 북한 외무성은 대변인 담화를 내고 “국제평화와 안전보장을 기본사명으로 하는 유엔 안보리가 주권국가의 자위적인 조치들을 걸고 든 것은 유엔헌장에 명시된 자주권 존중의 원칙에 대한 난폭한 유린”이라며 “이것은 유엔 안보리가 미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정치적 도구에 불과하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우리 문제를 논의하는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를 주도하면서 대조선 압박 분위기를 고취한 데 대하여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으며 미국이 선택하는 그 어떤 것에도 상응한 대응을 해줄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AP통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각) 개최된 안보리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대화 거부 입장 표명과 도발 재개 가능성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 대사는 “북한이 올해 수차례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는 거리에 상관없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미사일과 핵실험은 북한에 더 확실한 안전을 보장해주지 않으며 북한이 경제적 잠재력을 발휘하는 것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북한을 비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북한이 다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나설 수 있고 미국은 군사옵션을 검토하는 2017년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문재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전환기 동북아 질서’ 컨퍼런스에서 북한이 새로운 길을 걸을 가능성을 점치며, 북미 군사적 대치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13일 CBS라디오에 출연한 정세현 민주평통수석부의장은 “(북한이) 크리스마스 때 인공위성이라고 핑계를 대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그런 식의 선물을 줄 수 있다고 겁을 주지 않았느냐”며 “(협상이 결렬시) 새로운 길을 간다는 거다. 핵 실험을 다시 할 필요는 없다. 핵폭탄 만드는 일종의 레시피는 완성이 됐다. ICBM을 계속 쏘지는 않겠지만 중단거리 미사일을 계속 쏘아대며 쏠 수 있다는 군사적 행동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 김정은, 김일성의 항일투쟁 강조하는 까닭
-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위기… 김정은, ‘핵보유국’ 회귀 조짐
- 북미관계, 대결구도로 회귀 조짐
- 성과 급한 트럼프·김정은, 연내 3차 북미회담 가능성
- 김영철·리수용, 트럼프 비난 속 수위조절
- 김정은의 ICBM 카드에 트럼프 '경고'
- 김정은, 초대형 방사포 발사로 한미 압박
- 북한, ‘7분간 중대시험’과 동시 출구전략 모색
- [남북미 출구전략] '벼랑끝 전술'에 관계 위태위태
- [비건 빈손 출국] 북한, ‘더 나은 길’ 제안에 반응 안했다
- 김정은, 군사위 회의서 ‘핵·ICBM’ 발언 피했다
- 북한, 성탄도발 없었다… 3월까지 지켜볼 듯
- 김정은, 이례적으로 3일 이상 당 전체회의 연 까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