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CJ헬로 인수 최종 승인
SKB, 티브로드 합병 심사 올해 '불가능'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3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 뉴시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지난 1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신청에 대한 조건부 승인 결정을 발표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통신사가 케이블 TV 방송사를 인수한 첫 사례다. 

이번 인수 조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출시하는 주요 5G·LTE 요금제 등에 대해 최대 66%까지 낮은 가격으로 알뜰폰 사업자에게 도매 제공해야 한다. 다만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 할인 가격 대상에서 제외된다. 

업계는 그동안 CJ헬로의 알뜰폰 사업 ‘헬로모바일’에 대해 분리 매각을 주장했다. LG유플러스가 헬로모바일을 인수할 경우 알뜰폰의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정부는 시장 활성화와 가계 통신비 절감 차원에서 인수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방송 분야 인수 조건도 제시했다. 인터넷TV(IPTV) 가입 유도, 8VSB(저가형 상품)의 신규 가입 및 계약 연장 제한 금지 등이다. 이는 기존 CJ헬로 케이블 TV 이용자가 고가의 LG유플러스 IPTV를 강제로 이용할 필요없이 기존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 3위의 반란, LG유플러스, 유료방송시장 2위로 ‘껑충’

LG유플러스가 인수에 성공한 CJ헬로는 유료방송 가입자 수 약 400만명을 보유한 케이블 TV 1위 사업자다. LG유플러스는 기존 유료방송 가입자 점유율 11.9%에 CJ헬로의 점유율 12.6%를 더해 유료방송 가입자 점유율 24.5%를 확보했다. 

이번 합병으로 LG유플러스는 SK브로드밴드(14.3%)를 추월하며 유료방송시장 2위로 도약하게 됐다.  

인수 절차가 완료됨에 따라 LG유플러스는 당초 계획대로 콘텐츠 제작‧수급과 융복합 기술개발에 5년 간 2조6,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한다. 이와 함께 CJ헬로와 네트워크 인프라를 공동 구축하고 활용해 효율성을 높인다. 

CJ헬로는 오는 24일 주주총회를 통해 ‘LG헬로비전’이라는 이름으로 변경 예정이다. 이후 자사 네트워크에 5년간 6,200억원을 투자해 케이블 서비스 품질도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이 같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LG유플러스는 IPTV 핵심 서비스와 VR, AR 기반의 실감형 콘텐츠를 케이블TV에도 적용한다. CJ헬로의 서비스 커버리지 확대, 8VSB 채널 수 확대, 디지털TV HD급 화질 업그레이드 등 방송플랫폼 자체 경쟁력도 증강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역 채널 활성화를 위해 CJ헬로의 지역 뉴스 및 생활정보 프로그램 등 지역채널 관련 예산을 5년 간 1,9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양사는 콘텐츠 공동 활용과 통합수급, 공동 제작까지 상호 긴밀하게 협력해 지역민들에게 지역채널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하현회 부회장은 “통신방송 시장의 자발적 구조개편으로 산업이 활성화 되도록 정부가 CJ헬로 인수를 승인해 준데 대해 환영한다”며 “과기정통부가 제시한 요구 사항에 대해서는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인수를 바탕으로 LG그룹 통신 사업 역사에서 제 2의 도약을 이루겠다”며 “두 배로 확대된 825만명의 유료방송 가입자를 기반으로 유무선 시장 경쟁 구조를 재편하고 고객 기대를 뛰어넘는 다양한 융복합 서비스를 발굴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가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 심사에 대해 연내 어려울 것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 시기를 한 달 늦춘 내년 4월1일로 공시했다./ SK브로드밴드

◇ 티브로드 합병 기일 연기에 SK브로드밴드 ‘울상’

반면 SK텔레콤은 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기일이 내년 3월1일에서 4월1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과기정통부가 SK브로드 와 티브로드 합병 심사에 대해서는 연내 어려울 것으로 밝힌 것이다. 공정위의 심사는 통과했으나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 방통위의 심사가 예상보다 늦어짐에 따라 합병 기일도 한 달 늦춰졌다.

이번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인수로 인해 SK브로드밴드는 유료방송 가입자 수 점유율 3위로 내려갔다. SK브로드밴드(14.3%)는 티브로드(9.6%)와의 합병이 이뤄진다 해도 점유율 23.9%로, LG유플러스 24.5%에 밀리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도 늦춰지자 당분간 LG유플러스와의 격차를 좁히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합병 심사를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와 과기정통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한다. 이에 지난달 8일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합병 심사를 조건부 승인했다. 그러나 현재 과기정통부는 방통위에 사전 동의를 신청하기 위한 일정조차 정하지 못한 상태다. 

SK브로드밴드는 현재 티브로드 합병 승인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과기정통부에서 아직까지 정확한 사전 동의 신청 날짜를 정하진 않았으나 최대한 빨리 합병 심사 절차를 밟기를 바란다”며 “대외적으로는 합병 승인 이후 사업 전략 등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합병 심사일에 대해 확답하긴 어려우나 신속한 심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심사를 빨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확답해서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방통위의 동의도 거쳐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 결정을 내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이라 위원회 소집 일정 조율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검토 후 합병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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