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임시국회가 자유한국당의 '보이콧'으로 시작부터 좌초 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국회 본회의 개의를 알리는 전광판에도 텅 빈 본회의장 모습. / 뉴시스
12월 임시국회가 자유한국당의 '보이콧'으로 시작부터 좌초 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국회 본회의 개의를 알리는 전광판에도 불구하고 텅 빈 본회의장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12월 임시국회가 시작부터 ‘좌초’ 위기에 처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정치·사법 개혁 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국회 보이콧’으로 이어지면서다.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은 12월 임시국회에서 내년도 예산 부수 법안과 함께 민생 법안 처리를 예고했다. 이를 위한 여야 간 협상 테이블도 마련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임시국회 본회의 개의에 대해 ‘중요한 우리 국회의 과제’라고 규정하며 야당에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면한 민생입법, 특히 예산 부수 법안의 처리를 위해 본회의 개최는 매우 시급하다”면서 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칭)이 참여하는 ’4+1’ 협의체뿐 아니라 원내교섭단체 3당(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원내대표 협상으로 ‘본회의를 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앞서 바른미래당은 '민생 개혁 법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원포인트 본회의를 소집해 어린이 교통안전법, 유치원 3법, 원내대표 간 처리에 합의한  데이터 3법과 국회법 등 민생 개혁 법안을 우선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바른미래당은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에 대해 여전히 “제안은 살아있다”는 입장이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6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여야 3당 원내대표 간 회동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우리는 항상 협상할 자세가 돼 있다”라고 밝혔다.

◇ 문희상 “‘비토’크라시에 실망”

민주당·바른미래당의 본회의 개의 제안에 자유한국당은 ‘문희상 보이콧’으로 맞받았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문희상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겠다”라면서 예정된 문희상 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도 불참했다. 심재철 원내대표의 행동으로 이날 임시국회 의사 일정 논의도 불발됐다.

문희상 의장은 결국, 이날 오후 한민수 국회 대변인을 통해 “오늘(16일) 본회의가 원만히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개의하지 않겠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 공직선거법을 비롯한 신속처리안건에 대해 합의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는 이어 한국당의 ‘보이콧’ 행보를 겨냥해 “한국 정치에 데모크라시는 온데간데없고, 비토크라시(Vetocracy)만 난무하고 있다. 대화와 타협이 아닌 거부와 반대만 일삼는 정치, 상대를 경쟁자, 라이벌이 아닌 에너미, 적으로 여기는 극단의 정치만 이뤄지는 상황에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반면, 심재철 원내대표는 문 의장의 입장에 “의장이 관여할 바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정상화에 대해) '여야 원내대표 간 이야기하고, 의장에게 말하는 게 순서’라고 말하며 (원내대표 회동에) 안 갔다. 여야 원내대표 간 접촉으로 (국회 정상화에) 접점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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