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로 바른미래당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종료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김중로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종료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안철수계로 분류돼왔던 김중로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13일 손학규 대표를 독대해 출당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중로 의원은 19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지난주 손 대표를 만나 출당을 시켜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출당을 자기 혼자 결정하는 게 아니고, 다수 인원이 부정적으로 본다고만 하더라"면서 "(손 대표 말은) 다 핑계"라고 밝혔다. 이날 만남은 손 대표의 국회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안철수계 비례대표는 김 의원을 비롯해 김삼화·김수민·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 등 6명이다. 이들은 손 대표가 "당을 좌지우지한다"며 당내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구성, 손 대표의 퇴진과 비례대표 출당 등을 요구했다. 비례대표 의원은 당의 출당 조치 없이 탈당하면 국회의원직을 잃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손 대표를 만나기) 이틀 전(11일) 비례 의원 5명이 조찬 회동을 한 자리에서 출당에 대한 입장을 공식 요청하자는 의견을 모았다. (회동) 다음 날(12일) 모두 내 방에 와서 나에게 '우선 대표로 가서 (손 대표에게) 말해보고 추후에 결정하자'고 해서 내가 대표로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김 의원이 출당 요구를 한 이틀 뒤인 지난 15일, 김삼화·김수민·신용현 의원을 만났다. 다만, 손 대표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출당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구심점인 안 전 대표가 조만간 거취를 밝힐 수 있다는 기류가 형성된 데다, 이날 회동에서 안 전 대표의 당 복귀를 전제한 손 대표의 전권 위임과 관련한 이야기가 오가면서다.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은 손 대표가 허가할 가능성이 없는 출당을 요구하기보다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에 복귀해 당권을 쥐는 밑그림을 그리며 당에 잔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

반면, 김 의원은 안철수계 의원들과 이미 선을 그은 모습이다. 그는 17일 안철수계가 국회 정론관에서 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의 여야 대타협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성명문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대신, 바른미래당 유승민계 주축 신당인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에 참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문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데 대해 "기본적으로 이번 패스트트랙 법안 자체를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이 국민들을 불편하게 하는 데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새보수당 참여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또 "난 안철수계도, 아무 계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내가 안철수계로 보도되는 건 기자들이 그렇게 쓰기 때문이지, 안철수계가 어디 있느냐. 그 사람들(비례대표 의원들)도 안철수계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안철수계는 김 의원과 견해차가 있음을 전했다.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안철수계의 기자회견) 내용에 크게 공감하지 않으신 것 같다"면서 "(김 의원이 우리와) 특별하게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하는 것 같다. 출당을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손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김 의원이 집무실로 찾아와 출당을 말해 '비례대표 취지나 당 상황을 봐도 (출당은) 어렵다고 생각되지만, 당에 의논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이후 의원들과 모였을 때 이야기했더니 들은 척도 안 하더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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