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9년도 이제 막바지에 왔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분야는 5G,AI, OTT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변화를 겪은 해였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다사다난했던 2019년도 이제 막바지에 왔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분야는 통신부터 미디어 콘텐츠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큰 변화를 겪은 해라 볼 수 있다. 2019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올해 IT산업을 4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보았다.
 

KEY WORD 1. ‘5G’ 새로운 통신시대의 도래

올해 IT업계를 대표하는 단어는 단연 ‘5G’다. 5세대 이동통신 5G는 지난 4월 3일 오후 11시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각각 5G 1호 가입자를 등록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선진국들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5G서비스 상용화를 시작한 나라가 됐다.

이후 올해 5G시장은 매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19년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회선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매달 5G 가입자 수는 약 50만명 가량 증가했다. 10월 말 기준으로 전체 5G 가입자 수는 398만2,832명을 기록한 상태다. 통신 업계에서는 올해 말 47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시장 역시 마찬가지로 급성장했다. 올해 말까지 전 세계 예상 5G 가입자 수는 약 1,300만명에 달하며 오는 2025년까지 5G 가입자 수는 26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 세계 모바일 가입자 수의 29%를 차지하는 수치다. 

우리나라는 지나 4월 3일 전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시작했다./ SK텔레콤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빠른 속도로 가능한 5G의 등장은 기술산업, 미디어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의 성장을 가져왔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는 오는 2020년 ‘세계 1등 5G KOREA’ 목표 달성을 위해 5G 산업의 체계적이고 속도감 있는 육성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가 지난 5일 발표한 2020년 추진계획에 따르면 2020년에 5G 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관련 정부예산을 약 87% 증액한다. 올해 3,466억원에서 내년 6,500억원으로 증가한 규모다. 

다만 올해의 5G는 미완성된 기술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통신망의 불안정함, 일부 지역에 편중된 기지국 등의 문제와 비싼 요금제는 내년에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았다. 

통신업계는 불안정한 통신망과 지역 편중된 5G 연결망 문제는 차차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5G 서비스는 아직 초기 단계로 이용자 수가 많은 도심에서 외곽으로 기지국을 확대하고 있다”며 “내년엔 커버리지를 확대를 통해 5G 서비스가 안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5G 요금제의 경우 통신 3사 대부분이 월 7만원에서 8만원 이상을 지불해야하는 고가 요금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저가 요금제의 출시는 없겠으나 추후 경영요건에 맞춰 고객들의 니즈와 트렌드를 반영한 중저가 요금제를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KEY WORD 2. ‘VR‧AR’ 실감나는 콘텐츠

올해는 5G의 상용화로 그동안 대용량 데이터 전송문제로 구현이 어려웠던 기술들이 큰 발전을 이룬 한 해였다. 특히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기술은 미디어 콘텐츠 분야부터 의학,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올해 가장 주목 받는 VR‧AR분야는 바로 ‘미디어 콘텐츠’분야다. 지금까지 영상‧게임 등 대중화된 미디어콘텐츠들은 ‘화면’으로 한정돼 있었다. 반면 VR‧AR콘텐츠는 미디어 콘텐츠 속으로 이용자가 직접 들어가 체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훨씬 실감나는 콘텐츠로써 이용자의 몰입도를 크게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VR과 AR은 의학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수술 및 해부 연습 등에서 ‘카데바(해부용 시신)’없이도 실습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실제 수술 진행에 앞서 환자의 환부를 스캔한 뒤 VR을 통해 모의 수술을 진행함으로써 수술 성공률을 높힐 수 있게 된다. 아울러 항공ㆍ군사 분야에서도 VR과 AR을 이용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VR과 AR로 구현된 실제 상황과 유사한 훈련으로 군인 및 조종사의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초고속 이동통신 5G 등장으로 VR과 AR기술의 상용화가 매우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다만 콘텐츠 부족, 가격 부담, 악용, 건강 문제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할 문제로 남아있다.

그러나 VR‧AR의 콘텐츠 부재, 가격 부담 등은 앞으로 시장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VR의 경우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선 전용기기인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가 필요하지만 비싼 가격과 더불어 무겁고 불편한 착용감으로 거부감이 든다는 평가가 많다. 이런 불편을 감수하고 즐길 수 있는 VR콘텐츠는 20분에서 30분짜리에 불과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킬러 콘텐츠’도 없는 실정이다.

AR의 경우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어 접근성 면에선 VR보다 자유로운 편이지만 역시 콘텐츠 부족은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지난 2016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모바일 AR게임 ‘포켓몬 GO’ 이후 다양한 AR게임들이 발매됐으나 크게 성공한 콘텐츠는 없다시피 하다.

아울러 3D화면에 의해 발생하는 ‘IT 멀미’, 현실과 가상을 혼동할 수 있는 과몰입, VR‧AR 기술을 악용한 음란물 등의 디지털 성범죄는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KEY WORD 3. ‘AI’ 인간보다 똑똑한 컴퓨터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인공지능(AI)’역시 올해 크게 발전한 ICT기술 중 하나다. 특히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이세돌 9단과 국산 AI ‘한돌’의 바둑 대국으로 다시 한 번 AI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가했다. 

실제로 생활에서는 홈 비서 로봇, AI전화상담, AI 감성친구, 실시간 통역 대화, AI 아파트, AI 호텔 등 미래 서비스뿐만 아니라 ‘스마트 팩토리’ 등 산업 분야에도 다양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기업 모두 AI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삼성은 AI 기술 개발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 기업들에 비해 늦은 출발이지만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의 경우 기존 AI의 한계를 돌파해 자체 학습과 판단의 다음 단계인 ‘결정’을 내리는 차세대 AI 기술인 ‘범용인공지능(AGI)’기술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은 지난달 5일 개최된 ‘삼성 AI 포럼 2019’에서  “현재 AGI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복합적 지능을 갖춘 이 기술이 다양한 기기들과 융합될 경우 한층 획기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올해 AI성과를 뛰어넘어 내년부터 ‘AI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국가 차원 전략을 수립했다. 지난 17일 ‘제 53회 국무회의’에서 발표한 ‘AI 국가전략’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까지 최대 455조원의 AI 경제 효과 창출, 삶의 질을 세계 10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AI 반도체 분야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사업에 오는 2020년부터 2029년까지 1조96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AI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내년부터 밴처 펀드 자금 약 5조원 이상을 활용해 AI 투자펀드를 조성한다. 혁신성장 분야 중소‧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약 3,000억원 규모의 ‘미래기술육성자금’도 신설해 지원한다.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이세돌 9단과 국산 AI ‘한돌’의 대결 장면. 한돌은 이번 대국에서 이세돌 9단에 2대1로 승리하며 국내 AI 기술 발전에 기대를 더했다./ 뉴시스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이세돌 9단과 국산 AI ‘한돌’의 대결 장면. 한돌은 이번 대국에서 이세돌 9단에 2대1로 승리하며 국내 AI 기술 발전에 기대를 더했다./ 뉴시스

다만 빅데이터와 AI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법안인 ‘데이터 3법’이 아직까지 통과되지 못하고 국회에 계류 중인 것은 AI 산업 활성화의 장애물로 지적된다. 

데이터 3법은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의 개정안으로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불필요한 중복 규제를 없애고 개인과 기업이 정보를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법안을 말한다.

실제로 지난 16일 한국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AI 인재 현황 및 육성 방안 전문가 의견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AI 전문가들의 21.1%가 국내 AI 인재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데이터 3법 등 신산업 규제 완화를 꼽았다. 

또한 공정성, 차별 문제는 앞으로 AI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할 문제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2018년에는 미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에서 개발한 AI가 채용 서류 점검 시 기존에 남성 합격자 수가 많았던 정보를 학습하고 여성 지원자를 다수 탈락시키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공정성에서 AI가 문제를 일으키는 사례도 발생했다. 이런 공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에서는 지난달 방송통신위원회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이용자 중심의 지능정보사회를 위한 원칙’을 발표하는 등의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AI를 이용해 인물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합성할 수 있는 ‘딥페이크(Deepfake)’기술로 인한 보이스 피싱 등의 사기‧음란물 합성 등의 범죄도 AI 시대에 해결해야할 주요 문제들 중 하나다.
 

KEY WORD 4. ‘OTT‘ 모두의 취향을 반영 한다

올해 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버린 것은 바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다. 지금까지 영화, 드라마, 예능, 스포츠 등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 영상을 즐기기 위해선 ‘TV’를 통한 시청이나 DVD, 영상 파일 등을 이용해야 했다. 

그러나 OTT의 등장으로 보고 싶은 영상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파일 다운로드, DVD 구매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저  OTT 플랫폼에 접속만 하면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러한 편리함은 OTT 이용자 수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고 특히 스마트폰의 발달은 이를 가속화 시켰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넷플릭스, 유튜브 등 국내 OTT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는 해외 OTT 플랫폼은 다양한 콘텐츠를 주 무기로 삼고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마이너 장르(소수의 팬층을 확보한 콘텐츠)’의 작품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지상파에서 종영된 TV시리즈의 판권을 구매해 ‘리메이크(Remake:기존의 작품을 다시 제작)’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로 팬 층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개인 방송 OTT의 대명사인 유튜브의 경우도 누구나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할 수 있어 참신하고 새로운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한 영상 파일을 ‘플래시’ 형태로 변환해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 서버 트래픽을 낮추고 동영상 스트리밍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없애 접근성을 높였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등장으로 미디어 콘텐츠의 플랫폼 시장은 완전히 바뀌게 됐다. 

국내 OTT시장은 이처럼 편리함과 다양한 콘텐츠로 무장한 해외 OTT 플랫폼에 장악당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닐슨코리아의 통계에 따르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틱톡 등 3대 외국계 OTT의 7월 국내 순 이용자 수는 2,997만7,214명으로 작년 동월(2,595만1,051명)기준 약 15.5%(402만6,163명) 증가했다.

반면 8월 기준으로 네이버TV, U+모바일tv, MX플레이어, 올레tv모바일, 아프리카TV 등 국내 OTT 매체 이용자 수는 1,273만9,201명으로 작년보다 10.4%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외국계 OTT매체의 매서운 공세를 막기위해 우리나라도 OTT매체의 통합으로 반격했다. 지난 9월 출범한 ‘웨이브(wavve)’는 기존 SK텔레콤이 운영하던 OTT ‘옥수수’와 KBS, SBS, MBC 지상파 3사가 운영하는 ‘POOQ(푹)’을 통합한 서비스다. 웨이브는 현재 외국계 OTT매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토종 OTT’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OTT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OTT에 대한 규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OTT는 방송관계법을 적용받지 않고 인터넷 법률의 적용을 받고 이는 상태다. 이에 따라 방송과 유사한 서비를 제공하는 OTT의 경우 방송 서비스에 포함해 법적 규제를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지난 7월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번 법안을 통해 OTT서비스를 ‘온라인동영상제공사업자’로 하는 별도 역무를 신설, 해외 사업자와 국내 사업자 간 역차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해외 OTT플랫폼과의 경쟁을 위해 국내 OTT 서비스 활성화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오히려 규제가 토종 OTT 업체로 향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행법상으로도 이미 충분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내용 규제가 존재 한다”며 “당분간 OTT 규제를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의견차는 좁혀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살펴본 2019년 IT산업의 4가지 키워드 △5G △VR‧AR △AI △OTT는 모두 큰 발전을 이룬 동시에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남아있다. 올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앞서 소개한  IT 산업 키워드들이 문제를 해결하고 더욱 발전할지, 아니면 올해와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멈춰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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