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곤 사장 취임 이후에도 강원랜드의 기강은 좀처럼 확립되지 않고 있다. /뉴시스
문태곤 사장 취임 이후에도 강원랜드의 기강은 좀처럼 확립되지 않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조직 기강 강화라는 중책을 안고 취임했던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이 답답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기강 해이에서 비롯된 문제가 올해도 꾸준히 이어진 가운데,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에서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어느덧 1년 밖에 남지 않은 남은 임기 동안 문태곤 사장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청렴도 ‘4등급’… 씁쓸한 강원랜드

지난 9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공공기간 청렴도 측정 결과에서 강원랜드는 종합청렴도 4등급에 이름을 올렸다. 청렴도 측정 결과는 1등급부터 5등급까지 나뉘며, 5등급이 가장 낮은 점수에 해당한다. 강원랜드와 같은 유형(공직유관단체 1유형)에 속한 21개 공기업 중 5등급을 받은 것은 대한적십자사뿐이며, 4등급엔 강원랜드를 포함해 4곳이 포함됐다.

이처럼 강원랜드는 절대평가로나 상대평가로나 낙제점에 가까운 결과를 마주하게 됐다. 앞선 2년간 머물렀던 5등급에서 탈출했다는 것 정도가 그나마 위안거리다.

2017년 12월 취임한 문태곤 사장은 이로써 취임 후 두 차례 청렴도 측정에서 5등급에 이어 4등급을 받았다. 강원랜드의 기강 확립이 그에게 주어진 최대 당면과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아쉬운 성적이 아닐 수 없다. 문태곤 사장은 강원랜드 핵심사업인 카지노·레저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며, 감사원 출신이다.

강원랜드는 청렴도 측정 점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내부적으로 만전을 기울였다. 하지만 외부청렴도 평가 항목 중 특정 항목에서 좋지 않은 점수를 받으면서 4등급에 머물게 됐다고 강원랜드 측은 설명했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만큼 이번 결과에 따른 내부의 허탈함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원랜드는 올해도 해이한 기강에서 비롯된 각종 사건으로 얼룩졌다. /뉴시스
강원랜드는 올해도 해이한 기강에서 비롯된 각종 사건으로 얼룩졌다. /뉴시스

◇ 남은 임기 1년, 역할 완수 ‘물음표’

문태곤 사장의 아쉬운 행보는 비단 청렴도 측정에 그치지 않는다. 강원랜드는 올해도 크고 작은 기강 해이 사건이 꾸준히 발생한 바 있다. 직원들의 자기계발 도모를 위해 지원 중인 어학 교육을 제3자가 수강하도록 한 이들이 내부 감사를 통해 적발됐고, 외부 직무관련자와 베트남 다낭으로 해외 골프여행을 다녀온 직원 2명에 대해 감사팀이 징계 처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음주운전, 직장 내 괴롭힘 등의 사건이 발생했고, 겸직 제한 규정을 어긴 채 농동단지에 불법으로 이더리움(암호화폐) 채굴 공장을 운영하다 벌금으 부과된 직원에 대해 정직에 해당하는 징계가 요구되기도 했다.

문태곤 사장은 내년 이맘때면 3년의 임기를 모두 마치게 된다. 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을 다하기 위해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셈이다. 기강 확립을 위한 문태곤 사장의 행보가 내년에 한층 더 분주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하지만 이미 지난 2년 동안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올해 유종의 미를 거두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문태곤 사장은 지난해 말 근무방식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노조의 거센 반발을 샀으며, 이와 관련해 노조는 문태곤 사장의 해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한 정선 지역 상인들은 지난 4월 점포마다 ‘문태곤 출입금지’ 전단지를 부착하는 등 주변 지역사회로부터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려는 노력 및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취임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경영실적 역시 문태곤 사장의 리더십을 흔드는 요인이다. 강원랜드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16년 대비 30% 이상 줄어든 상태다.

이제 남은 시간은 1년. 문태곤 사장이 지난 수년간 채용비리 등 흑역사를 써왔던 강원랜드의 기장 확립이란 소임을 무사히 완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시사위크>는 내부 기강 및 청렴도 강화를 위해 어떤 계획 등을 마련하고 있는지 문의했으나 강원랜드 측 회신을 받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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