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위쪽)와 카카오(아래쪽)가 올해 실적, 사업 등 다방면에서 성장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양사가 내년에 보여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뉴시스
네이버(위쪽)와 카카오(아래쪽)가 올해 실적, 사업 등 다방면에서 성장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양사가 내년에 보여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국내 양대 포털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동방 성장하며 한 해를 마무리한다. 여러 사업부문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실적까지 동시에 올렸던 양사의 내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 라인, 야후재팬과 맞손… 네이버페이, 간편결제 시장 흔들까

네이버는 자회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먼저 대표 자회사인 ‘라인’은 야후재팬과 손잡고 글로벌 포털 시장 독보적 입지를 선점하고 있는 구글에 맞선다.

라인은 야후재팬의 모회사 Z홀딩스와 경영통합 본계약을 체결하고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50%의 지분을 가지는 합작회사를 만든다.

양사는 내년 1월부터 주식교환 계약 체결, 3월 주식교환 계약 승인 주주총회 개최, 9월 본회사 흡수 분할 계약 승인 주주총회 등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들 절차가 모두 이행되면 내년 10월부터는 양사의 주식교환 효력이 발생해 경영통합 작업이 완료된다. 

이에 따라 Z홀딩스는 의결권 과반수를 확보하게 되고 라인의 사업부문이 모두 Z홀딩스 아래 별도 법인으로 이관될 예정이다.

이번 경영통합으로 양사는 인공지능(AI), 전자상거래, 간편결제 등의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내에서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구글을 견제하고 새로운 사업의 입지 확대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의 기술연구개발법인 네이버랩스는 내년 AI에 집중적으로 투자‧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내년부터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AI 연구벨트’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를 거쳐 지난 2017년 프랑스에 설립한 AI 연구소 ‘네이버랩스 유럽’을 하나로 묶는 AI 영토 확장에 나선다.

올해 초 로봇 분야의 전문가로 불리는 석상옥 자율주행머신부문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하는 등 로봇 분야 투자에도 적극 나설 모양새다. 지난 7월 세계적 로봇 권위자인 김상배 MIT 교수를 새로운 고문 기술로 영입했고 오는 2021년 완공 예정인 제2사옥은 세계 첫 ‘로봇친화형 빌딩’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네이버 파이낸셜의 행보도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7월금융 사업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속도를 높이기 위해 네이버페이 사내독립기업(CIC)을 물적 형태로 분사, 지난달 1일 공식 출범했다.

또한 지난 13일에는 금융사업 파트너사 미래에셋으로부터 약 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받으면서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생활금융’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우아한형제들의 전문 배달 서비스 앱 ‘배달의민족’을 독일 기업 딜리버리 히어로(DH)가 인수하면서 기존에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3.72%를 1억 달러(한화 약 1,166억원)는 현금으로 받고 8,900만 달러(한화 약 1,038억원)은 DH의 주식으로 받기로 했다.

양사의 기업결합 심사 통과 이후에 들어올 거액이지만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본격적인 사업 전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간편결제 또는 테크핀 사업 확장을 위한 방향으로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 카카오, 모빌리티‧페이 사업 강화… 증권 업고 ‘훨훨’?

카카오는 기존에 해오던 모빌리티 사업과 금융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적잖은 진통을 겪었던 카카오T 카풀 서비스를 과감히 내려놓고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전략부문 부사장을 공동대표로 내정하며 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 정비를 마쳤다.

이후 택시업계와의 상생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카카오 벤티’ 시범 서비스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정된 지역과 차량으로만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지만 기간을 정해두지 않고 서비스 안정화에 최대한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도 관심 있는 지자체와 긴밀히 협업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런칭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기차 충전서비스 기업 대영채비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기자전거 이외의 마이크로 모빌리티 공유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인수가 해를 넘기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증권업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 이후에는 펀드 등 전통적인 금융 투자상품 영역에서 이용자들이 편리하고 안전한 투자 경험을 제공하는데 방점을 두고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올해 카카오페이를 통해 투자, 간편보험 등 다양한 서비스를 많이 선보였던 만큼 내년에는 이들 서비스의 안정화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내외적 변수는 존재하겠지만 양사가 연말에도 사업 전개에 필요한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한 단계 도약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IT업계에서 빠르게 성장중인 간편결제 시장을 공략해 네이버가 네이버 파이낸셜을 분사한 만큼 카카오페이와의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올해 12월 간편결제 브랜드평판에서 기존에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던 카카오페이를 앞질렀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이번달 18일까지 국내에서 서비스중인 19개의 결제브랜드에 대한 빅데이터 2,440만1,420개 분석결과 네이버페이가 지난 11월 대비 7.95%p 상승하며 1위에 올랐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11월 대비 24.81%p 하락하며 2위, 토스가 78.99%p 하락하며 3위에 올랐다. 매달 엎치락뒤치락하는 순위이지만 간편결제 시장에서 카카오페이의 아성을 위협할 기업이 이른 시일 내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네이버페이가 뒤집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 모두 적당한 출혈을 유지하면서 이용자들을 유치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며 “모든 간편결제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다른 차별점으로 이용자들을 유치하고 이탈을 최소화하는 것이 내년 양사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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