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개통한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이 라돈 논란에 휩싸였다./김포시
지난 9월 개통한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가 라돈 논란에 휩싸였다./김포시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개통 연기, 노동자 퇴사 등으로 개통 전부터 진통을 겪어온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가 라돈 논란에 휩싸였다. 김포도시철도 측은 후속 조치 의지를 밝혔지만, 노조는 전수조사를 촉구하며 맞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라돈 포비아’가 커지고 있는 만큼 향후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 및 다수 언론에 따르면 김포도시철도 고촌역과 김포공항역 사이에 위치한 노동자 작업공간 ‘집수정’에서 사흘간 검출된 평균 라돈 수치는 7,065Bp/㎥로 나타났다. 이는 고용노동부의 작업장 라돈 기준치인 600Bp/㎥ 대비 12배 가량 높은 수치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방사성 물질이다.

반면 김포도시철도가 김포대학교 환경보건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1일부터 48시간 가량 고촌역과 김포공항역 역사와 대합실 내 라돈 수치를 조사한 결과, 평균 라돈 수치는 50Bp/㎥로, 환경부의 다중이용시설 라돈 기준치인 148Bp/㎥ 대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수정은 철도 지하 통로에서 나오는 오·폐수를 모아 정화하는 시설이다. 통상 집수정은 오·폐수를 다루고, 환기가 어렵다는 점에 라돈이 충분히 검출될 수 있다는 것이 김포도시철도 측 설명이다.

김포도시철도 관계자는 “라돈은 환기가 우선인데, 집수정의 경우 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고, 이는 김포도시철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환기 설비 증설 등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하 노조)은 후속 조치를 두고 김포도시철도와는 상이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노조는 30일 성명을 통해 작업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촉구하는 한편, 고용노동부 측에 해당 작업장의 ‘작업 중지’ 명령과 ‘작업시간 제한’ 명령 등을 요구했다. 현재 김포도시철도는 서울교통공사의 자회사 김포골드라인운영㈜가 운영을 맡고 있다.

노조는 “집수정, 펌프실 등 노동자가 일하는 작업장은 대부분 지하의 밀폐된 공간에 위치하는 만큼 오염된 실내공기 배출과 깨끗한 실외공기를 공급하는 환기 시스템은 노동자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며 “이같은 끔찍한 노동환경은 당장 개선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작업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며 “고용노동부는 해당 작업장에 대해 작업 중지와 작업시간 제한 등을 명령해 노동자들의 라돈 피폭 시간을 최대한으로 줄여야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김포도시철도 측은 노조의 전수조사 요구에 회의적인 모습이다. 역사와 대합실은 라돈이 기준치보다 낮게 검출됐고, 집수정 등 작업장에서도 후속 조치를 다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포도시철도 관계자는 “전수조사 보다는 향후 어떻게 저감할 것인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호구 지급 및 안전교육을 진행하고, 환기 설비 증설 등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수정은 김포도시철도 외에 어느 역사나 같은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포도시철도는 개통 전부터 개통 연기와 노동자 퇴사 등 진통을 겪었다. 김포도시철도는 당초 지난해 11월 개통을 예정에 두고 있었으나, 건설이 지연되며 한 차례 개통이 연기됐다. 이어 지난 7월에는 차량 떨림 현상 등의 결함이 발견되며 재차 개통이 연기됐고, 지난 9월 28일 개통했다. 여기에 저임금, 인력부족 등 노동자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다며 개통 전 10여명의 노동자가 퇴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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