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항공 강경대응에 먼저 협상 제안한 보잉
유럽 일부 항공사, 보잉과 개별 협상 중

일부 국제 항공규제 당국이 보잉737MAX 기재 재인증과 관련해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절차를 따르지 않고 별도의 승인 프로세스를 갖춰 자체 점검을 실시할 전망이다. /보잉
터키항공은 보잉 측에 737MAX 기재 세계 비행금지 조치로 발생한 손실금에 대해 손해 배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최근 배상 합의를 이끌어 냈다. /보잉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보잉 737MAX에 대한 전 세계 항공 규제당국의 비행중단 조치가 10개월째에 접어든 가운데, 항공사 손실과 관련해 배상 합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배상 합의를 이뤄낸 항공사는 터키항공으로 배상 규모는 2억2,500만 달러(약 2,604억원)에 달한다.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다수의 외신은 지난해 12월 30일(현지시각)부터 터키항공이 보잉과 737MAX에 대한 보상 계약을 달성했다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터키 항공은 지난 2013년과 2015년 총 75대의 보잉 737MAX 기종을 주문했지만, 인도 받은 기재는 12대뿐이다. 737MAX가 지난 2018년 10월과 지난해 3월, 두 차례의 추락 사고로 총 346명의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후 전 세계에서 해당 기종의 운항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터키항공은 지난해 12월 31일 737MAX 기재 비행금지로 인한 항공사 손해에 대해 보잉이 보상을 해주는 안을 두고 일부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터키항공과 보잉은 합의 금액과 관련해 공개하지 않았지만, 터키 현지매체 휴리예트 신문은 이번 합의 금액이 총 2억2,500만 달러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세부적으로는 737MAX 비행금지로 인한 이익 손실에 대한 직접 보상금 1억5,500만 달러(약 1,796억원)와 파일럿 교육 및 예비 부품 등에 대해 7,500만 달러(약 869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배경에는 터키항공의 강경 대응이 있었던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초 터키항공은 737MAX 비행금지로 발생한 손실에 대해 보잉과 법정 다툼까지 계획 중이며 준비를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보잉은 법정 공방으로 치닫게 될 시 패소할 위험을 감수하는 것 보다 개별 합의가 상대적으로 출혈이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합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의 이러한 움직임은 소송으로 치닫게 될 시 터키항공뿐만 아니라 737MAX와 엮인 다른 항공사까지 끼어들 수 있고 이 경우 소송 규모가 일파만파 커질 가능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터키항공은 737MAX 비행 금지로 인한 재정적 피해와 관련해 보잉 측으로 보상을 요구한 많은 항공사 중 하나다.

실제로 터키항공 외에도 유럽의 일부 항공사들이 보잉과 737MAX로 인한 피해 보상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픽사베이
TUI 그룹은 독일 하노버에 본사를 두고 관광업을 주력으로 항공 운송업 등을 함께 영위하고 있다. /픽사베이

독일의 저가항공사인 TUI fly도 지난해 12월 31일, 보잉 측과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TUI 그룹 대변인인 마틴 리켄(Martin Riecken)은 “우리는 협상테이블에 와 있다”면서 “TUI는 보잉과 합의를 보길 원하지만 여전히 법적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TUI는 737MAX 기재를 비행 금지 규제 이전까지 15대 운영하고 있었으며, 추가로 8대를 주문했다.

TUI는 지난 회계연도에 지상에 접지한 채 날지 못한 737MAX 관리 비용으로 총 2억9,300만 유로(약 3,802억원)가 소요됐다. TUI 측은 737MAX 서비스 재개 시기에 따라 올해까지 손실 비용이 최대 4억 유로(약 5,190억원)까지 청구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항공사 중에는 이스타항공이 737MAX-8을 가장 먼저 2대 도입했으나, 현재 전 세계 항공 규제당국의 비행금지 조치로 인천공항주기장에 주기된 채 날지 못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아직 737MAX 규제와 관련해 보잉 측과 협상을 공식적으로 진행하지 않은 상태다.

이스타항공을 제외한 다른 국내 항공사들은 737MAX 기재 도입과 관련해 계약만 체결하고 도입 시기를 2021년 또는 2022년으로 계획해 운항 스케줄에 큰 차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현재 737MAX 기재가 다시 비행할 수 있도록 비행허가 재승인 절차에 따라 비행 제어 소프트웨어 수정 및 훈련 변경 등을 철저히 점검 중이다. FAA 측은 “우리는 전 세계 항공 규제당국과 계속 협력해 737MAX의 변경 사항을 검토한다”며 “최우선 순위는 안전이며, 검토 종료 시기는 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