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색된 한중관계 물꼬 틀까… 게임업계 “환영하지만 아직 불안”

지난해 12월 23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정상회담에서 만나 인적문화적 교류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후 청와대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시 주석의 방한 소식을 알리자 지난 2016년 사드 문제로 속앓이를 해왔던 게임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2월 23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정상회담에서 만나 인적문화적 교류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후 청와대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시 주석의 방한 소식을 알리자 지난 2016년 사드 문제로 속앓이를 해왔던 게임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올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사드 배치 여파가 남아있던 산업계가 들썩였다. 지난 3년간 많은 피해를 봤던 게임업계에서도 이번 방한이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물꼬가 트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시 주석의 방한은 지난해 12월 23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중 수교 30주년이 되는 오는 2022년을 한국문화관광 교류의 해로 정하고 내년부터 인적‧문화적 교류를 촉진하자”고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시 주석은 문 대통령에게 “교육, 스포츠, 미디어, 청소년, 지역 등의 분야에서 교류하기 위해서는 한중 인문 교류 촉진위원회의 플랫폼을 잘 활용해야 한다. 양국의 상호 이해와 친근감을 지속 증진시킬 필요가 있다”며 관련 행사를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여기에 청와대가 올해 상반기 시 주석의 방한 계획과 리커창 중국 국무총리의 방문 소식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얼어붙은 한중 관계가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다. 

지난 2000년부터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많은 의존을 하고 있었던 국내 게임업계는 시 주석의 방한 소식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이 발간한 ‘2019 게임백서’에 따르면 중국의 한국 게임 판호 발급이 중단된 지 3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대(對)중국 게임 수출 비중이 미국보다 약 2배 많다.

한국 게임산업의 수출액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64억1,149만달러(한화 약 7조546억원)로 이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0.8%, 미국이 15.9%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중국이 외자판호 발급을 시작하면서 한국도 조만간 발급이 시작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미국, 일본 등 일부 국가에만 허용되면서 시장 진출은 또 한 번 무산됐다. 

현재 중국 판호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등이다.

지난 한 해 동안 게임업계는 관계부처를 만나는 자리에 나설 때마다 중국 판호 발급을 위한 관계 회복을 거듭 촉구했다. 업계의 호소에도 한중 양국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고 문체부 등 관계부처들은 중국 판호 발급 문제에 대해 적극 나서지 않았다.

판호가 어느 시점에 발급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도 업계 관계자들은 “그럼에도 중국 시장을 포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진출 여부가 게임사의 실적과 연결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던 국내 중견게임사들의 사정은 더욱 어려워졌고 대형 게임사들도 해외 매출을 제대로 견인하지 못해 전체적인 실적에 타격을 받았다. 그 피해가 적게는 수 천억, 많게는 수 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 주석의 이번 방한이 판호 발급의 물꼬가 트일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다만 지난해 시 주석이 방한 소식을 전했지만 같은해 6월 방한 취소 소식을 알렸던 만큼 섣부른 기대를 자제하는 분위기도 흐른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는 기대를 갖고는 있지만 어떻게 될지 몰라 대놓고 기대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올해 상반기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한중 양국의 문화적 교류가 활발해지고 게임 산업에도 좋은 영향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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