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우한 직항편 게이트 열화상모니터 검역 철저
질본 “中 바이러스 분석 중, 사망자 無”… 여행자제 지역 선포는 ‘글쎄’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갈무리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유행 중인 우한 폐렴과 관련해 인천국제공항 우한 직항편 입국장 게이트 검역이 최선이며 이 외 다른 조치를 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집단 발병한 원인 불명 폐렴(이하 우한 폐렴)이 홍콩과 싱가포르, 대만에 이어 국내에서도 유증상자(PUI)가 발견돼 격리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우한 폐렴 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중국 국적의 30대 여성으로 그 역시 지난달 우한을 방문한 이력이 있다.

아시아권역으로 우한 폐렴이 전파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는 감기와 같은 단순 바이러스로 인한 폐렴 증상일 뿐이라고 설명하면서 인천국제공항 우한 직항편 입국장 검역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우한 폐렴은 지난해 12월 12일 최초로 발병해 중국과 일대 아시아 국가로 퍼져나가고 있다. 증상은 지난 2002년 겨울 중국에서 발생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비슷하다. 주중 한국대사관과 중국 현지 당국 및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우한 폐렴으로 중국에서 입원한 환자는 지난 5일 기준 총 59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15명에게서는 사스 코로나바이러스(SARS-coV)와는 다른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는 감기나 사스 등 다양한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군이다. 증상은 발열과 기침에서 호흡곤란, 신부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경우에 따라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실제 사스로 인해 8,000명 이상이 감염됐으며, 지난 2002년과 2003년 아시아 국가를 비롯해 전 세계 37개국으로 전파돼 총 774명이 사망에 이르렀다. 또 코로나바이러스는 지난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의 주원인 바이러스다. WHO에 따르면 MERS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851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렇듯 코로나바이러스는 많은 사람을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보건당국은 공항 입국장의 검역과 유증상자 발견 시 격리 치료 조치 외엔 다른 조치를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6년 지카바이러스 비상사태 당시 인천국제공항 검역소. 승객들이 열감지기를 통과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16년 지카바이러스 비상사태 당시 인천국제공항 검역소. 승객들이 열화상감지기를 통과하고 있다. /뉴시스

질본 관계자는 “현재 인천~우한 직항 노선 입국장 게이트에 한해 열화상모니터를 설치하고 우한 방문자 전원을 검역 중이며, 이는 지난 사스나 메르스 때와 같은 최고단계 검역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우한 폐렴은 바이러스를 특정하지 못한 상황이고 백신도, 치료제도 없어 이 외에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까지 미국에서도 중국 우한 지역을 레벨 1으로 지정했다”며 “원인 바이러스에 대해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및 사스·메르스 등과 대조를 하고 있는데, 곧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지정한 ‘레벨 1’이라는 것은 현지에 방문할 시 음식물과 야생동물 접촉을 조심하고, 손씻기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위생예절 잘 지키는 것 등을 의미한다.

이러한 국제적인 움직임에 우리나라도 아직까지는 우한 지역을 여행 자제 또는 금지지역으로 선포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단순 바이러스성 질병이며 사스나 메르스처럼 치명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질본 관계자는 “우한 폐렴으로 알려진 질병은 전파속도가 빠르지 않고 이로 인한 사망자도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라 방역을 계획하고 있지도 않다”며 “감기도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인 질병 중 하나이면서 전파력이 빠른 축에 속하지만, 사망자가 많지 않아 특별한 방역 조치를 하지 않는 것과 동일하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에 대한 분석이 완료되더라도 전염성과 치사율이 낮다고 판단되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바이러스들과 동일하게 관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질본 측의 이러한 입장은 현재 우한 폐렴 유증상자들 사이에서 원인병원체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홍콩에서도 약 30여명 이상의 의심환자를 검사한 결과 약 70~80% 정도에서 원인병원체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질본 측은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자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한 방문 이력이 있는 사람들 중 동일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를 선별해 격리치료를 하는 상황이다.

우한 폐렴은 현재까지 사람 간 전파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없다. 이들을 치료하는 의료 종사자들도 감염되지 않았다. 다만 우한 지역의 해산물시장을 방문한 여행객들 사이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만큼 WHO를 비롯한 세계 보건당국은 현지 해산물시장 방문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야생동물과 접촉도 최소화 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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