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조가 지난 10일 서울 본사 앞에서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르노삼성 노조가 지난 10일 서울 본사 앞에서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연초부터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며 씁쓸한 새해맞이를 하고 있다. 극심한 노사갈등으로 얼룩졌던 지난해의 반복이자, 상생선언을 무색하게 만드는 모습이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을 매듭짓지 못한 채 2020년을 맞았다. 2018년 임단협이 해를 넘겼던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던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12월에도 집중교섭에 나섰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파업으로 연말을 장식한 바 있다.

이 같은 갈등은 새해 들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노조가 낮은 파업 참가율 속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게릴라식 파업’을 벌이자, 사측은 부분 직장폐쇄로 맞섰다. 이에 노조는 지난 10일 서울 본사 상경투쟁으로 수위를 높였다. 지난 8일 교섭이 재개되기도 했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강대강 대치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노사갈등에 따른 피해와 우려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파업으로 이미 1,100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노조의 게릴라식 파업에 따른 피해가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가뜩이나 내수시장 부진과 생산절벽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당면과제인 내수시장 라인업 재정비 및 수출 물량 확보에 먹구름이 잔뜩 끼게 됐다.

갈등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달 말로 예정된 르노그룹 본사 ‘2인자’의 방한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르노그룹의 호세 빈센트 드로스 모조스 부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재차 방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해 방문 당시 부산공장의 비용문제를 지적했던 만큼, 노사갈등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전년도 임단협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인 바 있다. 그러다 합의점을 찾은 뒤에는 상생선언을 통해 노사화합과 경쟁력 회복을 다짐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임단협을 놓고 재차 갈등국면이 재개됐고, 상생선언은 무색해졌다.

새해 벽두부터 극심한 노사갈등에 휩싸인 르노삼성이 언제쯤 정상화될 수 있을지 업계 및 지역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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