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조선업계는 2년 연속 세계 수주 1위 자리를 지켰다. /뉴시스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는 2년 연속 세계 수주 1위 자리를 지켰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조선업계 3사가 지난해 나란히 수주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소 아쉬울 수 있는 결과인데, 업계의 표정은 마냥 어둡지 않다. 세계 시장에서 국내 조선업계의 존재감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업황 개선이 가속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조선3사가 기록한 총 연간 수주 실적은 262억만달러다. 159억달러를 목표로 제시했던 현대중공업그룹은 122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고, 78억달러가 목표였던 삼성중공업은 71억달러를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83억7,000만달러를 수주 목표로 삼아 68억8,000만달러를 수주했다. 3사 모두 목표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다.

목표치에 가장 근접했던 것은 삼성중공업이다. 91%의 달성률을 기록하며 2018년 3사 중 유일하게 수주목표에 이르지 못했던 아쉬움을 달랬다. 현대중공업그룹은 77%, 대우조선해양은 82%다.

나란히 목표달성에 실패했지만 국내 조선업계의 분위기는 침울하지 않다. 수주절벽 시기에 비해 업황 개선세가 뚜렷하고, 국내 조선업계의 높은 경쟁력이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 선박 발주량은 2,529만CGT였다. 2017년 2,801만CGT, 2018년 3,108만CGT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선박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던 2016년 1,342만CGT와 비교해 뚜렷한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 943만CGT의 수주실적을 기록하며 중국을 제치고 2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는 LNG선 부문에서 압도적인 실적을 달성했고, 12월에만 307만CGT를 수주하는 등 뒷심도 매서웠다.

올해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3,850만CG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올해도 LNG선 발주가 증가할 전망이다. 이 부문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 입장에선 여러모로 반가운 일이다.

이러한 전망을 반영하듯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수주목표에 자신감과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달성한 수주실적보다 30% 많은 159억달러를 재차 수주목표로 제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성근 사장이 신년사를 통해 “최소한 지난해 수주실적 이상의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주 목표 달성률이 가장 높았던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의 수주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미중갈등 등의 변수로 세계 선박 시장 개선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올해는 더욱 뚜렷한 회복이 기대된다”며 “특히 LNG선 등 고부가선박 발주가 늘어날 전망이어서 실적은 물론 향후 경영개선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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