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LG전자 창문형 에어컨. 이 제품은 한국에는 출시되지 않은 모델이다. /쇼핑몰 홈페이지 캡쳐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LG전자 창문형 에어컨. 이 제품은 한국에는 출시되지 않은 모델이다. /쇼핑몰 홈페이지 캡쳐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가전업계에서 1990년대 말 이후 사라졌던 ‘창문형 에어컨’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창문형 에어컨 출시를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창문형 에어컨은 실외기·실내기가 일체화된 상자형 에어컨이다. 창문에 붙이면 실내에는 차가운 바람을 뿜고, 실외기의 열기는 창밖으로 배출된다. 이에 창틀에 올려놓고 마감재로 창문을 막은 뒤 전원을 연결하면 되므로 설치·이동이 간편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 1-2인 가구 증가로 인한 수요 대처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가 지난 1979년 국내에 처음 선보였던 창문형 에어컨은 1990년대 말 들어 분리형 에어컨(스탠드·벽걸이형)이 인기를 끌면서, 오래된 건물에서나 볼 수 있는 존재가 됐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 창문형 에어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업계에서도 이를 주시하고 있다. 1~2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원룸에서 거주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탓이다. 또한 전·월세 거주자들이 이사할 때마다 스탠드 에어컨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 ‘짐’이 된다는 것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미 단종된 삼성전자·LG전자의 중고 창문형 에어컨을 수리해 재판매하는 업자들도 있다. 중고 창문형 에어컨 가격은 10만원대 중반으로, 1인가구가 사용하는 벽걸이형 에어컨 신품에 비하면 저렴하다. 중소 가전기업 파세코는 이미 지난해 창문형 에어컨을 내놓았고, 홈쇼핑에서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생각지 못한 창문형 에어컨의 인기에 LG전자·삼성전자도 준비에 나섰다. 

LG전자 임정수 한국B2B마케팅담당은 지난 16일 강남구 청담동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창문형 에어컨은 시장에 정식 오픈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에너지 소외계층과 포항 지진 피해자들에게 공급한 바 있다”며 “언제든지 시장에 출시할 수 있을 정도의 준비는 끝났지만 시장 상황을 보며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감규 H&A사업본부 에어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도 이 자리에서 “창문형 에어컨은 현재 동남아 등 일부 지역에서만 판매 중이고, 한국을 비롯한 그 외 국가의 경우는 시장을 살펴보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소외계층 지원, 구호물품 등으로 시장에 소량 보급했는데, 에너지 저감 및 소음 등 문제는 과거보다 훨씬 좋아졌다”며 “다만 국가별로 창문형태가 달라 모두 만족시키는 설치조건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중소업체와 함께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측은 15일 서울 우면동에서 열린 신제품 간담회 직후 “여러 기업이 창문형 에어컨을 판매하고 있는데, 우리도 이 제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다양한 과점에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제대로 된 제품을 내놔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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