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주요 판매처인 편의점 등에서 퇴출(가향 카트리지)된 쥴 랩스코리아가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열린 간담회에서 쥴 랩스 공동 설립자인 아담 보웬(왼쪽)과 제임스 몬시스가 한국 진출을 알리고 있는 모습. / 시사위크DB
제품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주요 판매처인 편의점 등에서 퇴출(가향 카트리지)된 쥴 랩스코리아가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열린 간담회에서 쥴 랩스 공동 설립자인 아담 보웬(왼쪽)과 제임스 몬시스가 한국 진출을 알리고 있는 모습. / 시사위크DB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쥴 랩스코리아가 한국 진출 8개월 만에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됐다.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을 이겨내지 못하고 구조조정에 착수하며 한국 사업의 전면적인 궤도 수정에 착수했다. ‘철수는 없다’는 쥴 랩스의 공언에도 사안이 워낙 중대하게 돌아가고 있어 철수설이 쉽사리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 안정성 논란 직격탄 맞은 쥴… ‘구조조정 돌입’

지난 16일 오후 쥴 랩스코리아는 담당 기자들 앞으로 한 통의 메일을 발송했다. ‘쥴 랩스 입장문’이라는 짧은 제목의 메일에는 한국 시장에 대한 향후 방향에 대한 설명이 담겼다.

“지난해 말 쥴 랩스는 전자담배 카테고리와 조직을 재정비하기 위하여 글로벌 차원에서 대대적인 조직개편 과업에 착수했다”며 운을 뗀 쥴 랩스는 “한국에서는 우리의 사업운영 및 전략을 검토하는 과정 중에 있으며, 현재 임직원들과 긴밀하게 협의해 진행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한국 내에서의 사업을 조정하고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한 언론이 쥴 랩스코리아가 구조조정에 돌입했다는 내용을 보도하자, 본사 차원에서 이를 시인하고 나선 셈이다. 또 쥴 랩스는 자사의 액상형 전자담배 ‘쥴(JUUL)’이 판매 부진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애써 감추지 않았다. 쥴 랩스코리아는 “현재 포트폴리오상 한국의 성인 흡연인구의 수요 충족이라는 관점에서 판매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쥴 랩스코리아 본사에는 1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해 왔다.

쥴 랩스코리아는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성 논란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와 연관성이 의심되는 중증 폐손상 사례가 1,500여건 가량 발생하면서 안전성이 도마에 올랐다. 33건의 사망 사례까지 나오면서 논란은 빠르게 확산됐다. 한국 정부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 9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를 당부했던 보건복지부는 다음달 ‘사용 중단’ 권고로 경고 수위를 높였다.

◇ “글로벌 조직 개편의 일환”… 법인 철수는 선 그어

연말에는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액상형 전자담배 성분 분석 결과’가 발표되면서 관련 업계에 ‘폭탄’이 떨어졌다. 성분 분석 결과 쥴 랩스 등에서 폐 손상 유발 의심 물질인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쥴 랩스 등 13개 제품에서 검출된 것이다. 검출양(0.1~8.4ppm)은 미국의 경우(23만∼88만ppm)와 비교했을 때 매우 적은 편이었음에도 시장에 미치는 파급은 컸다. 그동안 사태를 예의주시하던 편의점 등 판매처에서 액상 담배 판매 중단 선언이 이어졌다.

제품 판매의 7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고 알려진 편의점을 잃게 된 쥴 랩스는 안전성 논란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백기를 든 것으로 파악된다. 단 문제가 된 가향을 제외한 담배향과 멘솔향 카트리지는 쥴 랩스스토어와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쥴 랩스의 위기는 국내에 국한된 일만은 아니다. 한국법인이 밝힌 대로 쥴 랩스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각 국가와 지역마다 개별적으로 조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쥴 랩스 미국 본사에서도 500명을 감원하는 등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이를 이유로 들어 쥴 랩스코리아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철수설과는 선을 긋고 있다.

쥴 랩스코리아 측은 “(이번 구조조정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의 사업을 글로벌 및 지역적 차원에서 최선의 방향으로 수립하기 위한 글로벌 조직개편에 따른 것”이라며 “한국에서 장기적인 미래에 완전한 사명감으로 사업에 전념할 것이며 또한 그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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