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묵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삼성생명 대표이사에 발탁됐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맏형 격인 삼성생명 대표이사가 교체된다. 전영묵(56)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부사장이 새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보험업황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시점에 대표이사에 오르는 만큼 새 수장의 리더십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 자산운용전문가 구원투수로 등판 

삼성생명은 21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전영묵 현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전 내정자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대표이사에 선임된다. 

현성철 기존 대표이사는 임기를 1년 가량 남겨두고 자리에서 내려온다. 그는 후배에게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 그룹에 용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삼성그룹의 ‘60대 퇴진룰’ 인사 기조를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은 최근 몇 년간 정기인사에서 60대 경영진이 퇴진하고 젊은 50대 경영진이 전진 배치되는 인사를 단행해왔다. 이번에 단행된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졌다. 

삼성생명은 그룹 금융 계열사의 정점에 서 있는 곳이다. 맏형 격인 회사의 수장을 맡게 된 만큼 전 내정자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특히 보험 업황이 심상치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가볍지 않다. 

보험업황은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성장 둔화로 얼어붙고 있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부터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면서 자산운용 수익률 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24개 생보사의 지난해 3분기까지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4% 줄어든 3조573억원에 그쳤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도 불황의 그림자를 피하진 못했다. 경영공시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8,19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873억원) 대비 48.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3.43%로 전년동기(6.47%) 보다 3.04% 포인트 하락했다. 운용자산이익률의 경우 3.6%로 전년 동기(3.92%) 보다 0.32% 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신임 대표이사에겐 수익성과 자산운용 수익률 개선이라는 중책이 주어졌다. 업계에선 전 내정자가 보험업 뿐 아니라 자산운용 부문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온 만큼 그의 리더십에 기대를 보내고 있는 모습이다.  

전 내정자는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2015년까지 29년간 삼성생명에서 근무했다. PF운용팀장, 투자사업부장, 자산운용본부장 등의 보직을 거치면서 대부분 자산운용 파트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어 2015년 삼성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지원실장을 지낸 뒤, 2018년부터 삼성자산운용을 이끌어왔다. 

삼성생명 측은 “전영묵 사장 추천자가 올해로 창립 63주년을 맞는 삼성생명의 혁신을  가속화하며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연 신임 사장 체제 아래 삼성생명이 활기를 찾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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