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라인업 확대 필요… 원가절감 위한 인도 진출 가속화
이재용 부회장 브라질 방문… 중저가폰 시장 본격 진출 신호

삼성전자가 올 들어 중저가 라인업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모양새다. 중저가 제품 특징에 따라 특징에 따라 e, s 등으로 라인업을 세분화할 계획이다. 사진은 갤럭시A10.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정복이 녹록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갤럭시A10. /삼성전자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 정복에 나섰지만 중국 제조사의 공세에 녹록지 않은 모양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점유율이 19%로 전년 동기(20%) 대비 1%p 떨어지면서 샤오미(27%), 비보(21%)에 이은 3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보는 전년 동기(10%) 대비 출하량을 132%나 늘리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면서 점유율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지난해 연간 출하량 점유율은 샤오미(28%), 삼성전자(21%), 비보(16%), 리얼미(10%), 오포(9%) 순이었다. 샤오미, 비보, 리얼미, 오포는 각 5%, 76%, 255%, 28% 성장한 반면, 삼성전자는 연간 출하량이 5% 감소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 업체 합산 점유율은 2018년 60%에 비해 지난해 72%까지 올랐다”며 “샤오미, 리얼미, 원플러스는 오프라인 판매 지점을 늘리고 비보 등은 온라인 채널 점유율을 높이면서 대폭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대비 7% 성장해 총 출하량이 1억5,800만대를 기록했다. 연간 출하량으로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2위 수준이다. 

인구 수준으로도 세계 2위인 인도 시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에게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했다. 

삼성전자가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분기별 3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 샤오미에 1위를 내준 이후로 삼성전자는 주로 점유율 2위를 차지해왔다. 

이에 삼성전자는 점유율 확대를 위해 새로운 저가형 스마트폰 브랜드 ‘갤럭시M’ 시리즈를 내놨지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운 중국 제조사들의 저가 물량공세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중국 제조사와 대결하기 위해서는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의 지속적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29일(현지시간) ‘갤럭시A51’을 출시하고, 앞서 지난 21일에는 갤럭시노트10의 보급형인 ‘갤럭시노트10 라이트’를 공식 출시한 바 있다.

갤럭시A51은 ‘갤럭시A50’의 후속작이다. 지난달 베트남을 시작으로 이달 말 유럽시장까지 진출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현지 와이파이 인증을 통과했고 국내엔 5월쯤 출시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브라질 현장 경영 이틀 째인 27일 오전(현지시간) 삼성전자 마나우스 공장 생산라인 내 스마트폰과 TV조립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27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 삼성전자 마나우스 공장 생산라인 내 스마트폰과 TV조립 공정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은 프리미엄 스마트폰만으로는 수익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도·동남아 시장 외 중남미·유럽에서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수요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못지않은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이 필요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이 확충되려면 원가 절감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명절 출장지가 브라질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마나우스 공장 생산라인 내 스마트폰과 TV조립 공정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중남미도 인도시장과 마찬가지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격전지다. 실제로 화웨이는 지난해 브라질 상파울루에 8억달러(약 1조원) 규모의 스마트폰 공장을 짓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의 브라질 방문은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란 신호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7월 인도 노이다에 7억달러(약 8,000억원)를 투자해 스마트폰 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삼성전자 휴대폰 단일 공장 중 최대 규모다. 이듬해 삼성 스마트폰 부품 계열사의 인도 내 법인 설립도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연간 6,800만대인 노이다 공장의 생산능력을 올해 안에 연간 1억2,-000만대 가량으로 늘릴 계획이다. 효과적인 가격 생산을 위해 현지 생산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현지 내수용 갤럭시M과 갤럭시A 시리즈 등 휴대전화를 생산해 왔다.

또한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 지역에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공장을 짓기 위해 이달 초 현지 규제기관에 총 5억달러(약 5,800억원)를 규모의 투자 계획을 제출했다. 삼성SDI와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지에서 스마트폰 배터리,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모듈 생산을 위한 법인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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