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계열사들은 1조4,000억원의 협력사 물품 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등 대대적인 상생활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뉴시스
삼성전자가 30일 2019년 4분기 실적 및 2019년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메모리 반도체 불황으로 인해 전년 대비 52.8% 감소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진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52.8% 감소했다. D램 가격 하락의 여파인 셈이다. 다만 잠정실적에 비해서는 소폭 상회한 기록이다.

◇ 지난해 영업익 27조7,700억원, 52.8% ↓

삼성전자는 30일 2019년 실적 및 2019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230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27조7,700억원이며 전년대비 각각 5.48%,  52.8% 줄었다.

4분기 영업이익은 7조1,6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7% 줄어든 규모이며, 매출은 59조8,8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프리미엄 세트 제품 판매 호조로 매출은 1.0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메모리 반도체 실적 약세로 감소한 것이다.

다만 D램 가격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으며, 반도체 수요 또한 올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를 저점으로,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에 따른 대대적인 서버 투자 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며 메모리 수요와 가격의 강세를 점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7월까지 하락하던 D램 가격이 지난해 말 안정세에 접어들었고, 낸드플래시 가격은 이미 상승세를 타고 있어 올해 2분기부터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전 부문에서 QLED TV가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판매량을 보이며 수익성 개선을 견인한 데다, 올해 도쿄올림픽이 예정돼 있어 TV시장 성장의 수혜가 예상된다. 

더불어 비스포크 등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가전이 판매 호조를 보인만큼 향후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꾸준히 수익을 낼 계획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는 프로젝트 프리즘의 두 번째 제품으로 AI로 세탁·건조 코스를 연동할 수 있는 ‘그랑데AI’를 공개한 바 있다.

다만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일명 우한폐렴) 사태가 장기화 된다면 거시경기 약화에 따른 실적 부진이 우려된다. 

반도체와 휴대폰, 가전 등 소비재와 부품이 중심이 삼성전자의 포트폴리오 특성상 질병이 확산될수록 경기 약화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에 생산 공장이 있는 만큼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조치가 더해진다면 생산 차질로도 이어질 수 있어 업계에서는 상황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보급형 스마트폰은 수익성↑

4분기 반도체는 매출 16조7,900억원, 영업이익 3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메모리의 경우 D램 가격 하락으로 실적이 감소했고, 시스템반도체는 고화소 이미지센서와 고성능 컴퓨팅(HPC) 칩 수요 증가로 이익은 증가했다.

다만 4분기 메모리는 서버 고객사의 지속적인 수요 증가와 함께 5G 영향 등에 따른 주요 응용처 수요 확대로 견조한 수요 증가세를 보였으며, 서버용 고용량 제품과 그래픽용 GDDR6 등 차별화된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제고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D램의 지난해 4분기 빗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는 한자릿수 초반 성장했다”며 “평균판매가격(ASP)은 한자릿수 초반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4분기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예상보다 확대되면서 판매 측면 실적이 좋아진 부분이 있었다”며 “10나노 D램과 5세대 V낸드 공정전환이 원활히 진행되며 원가절감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x나노(1x nm, 10나노미터 후반급) 불량 이슈가 해소돼 충당금 환익 등으로 일회성 수익도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시스템LSI는 4분기 모바일 시장의 계절적 성수기 효과가 감소하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이 줄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모바일 5G칩, 고화소 이미지센서, 중국의 HPC칩 수요가 증가해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4분기 매출 8조500억원, 영업이익 2,20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중소형 디스플레이의 경우는 일부 프리미엄 제품군 수요 약세로 실적이 소폭 감소했고, 대형 디스플레이도 업계 공급 확대로 실적이 하락했다.

4분기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라인 가동률 하락에 따른 비용 증가 및 일부 프리미엄 제품군 수요 약세 등으로 실적이 감소했고,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공급이 과잉되면서 판매 감소 및 가격 하락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IT·모바일(IM) 사업은 매출 24조9,500억원, 영업이익 2조52,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플래그십 제품 판매 확대와 갤럭시A 시리즈 라인업 재편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무선사업은 플래그십 모델 판매 감소로 전분기 대비 하락했지만 연말 성수기에 효율적 마케팅비 운영과 갤럭시A 시리즈를 비롯한 주요 모델 수익성이 유지돼 영업이익은 소폭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 콜에서 “지난해 4분기 휴대폰 7,500만대, 태블릿 700만대를 판매했다”며 “ASP는 216달러이며 휴대폰 판매량 대비 스마트폰 비중은 90%대 초반”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상반기 추진한 갤럭시A 시리즈 중심 보급형 스마트폰을 재정비했는데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생각한다”며 “이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 중저가 스마트폰 수익성이 안정화됐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사업은 4분기 미국과 일본 등 해외 5G 매출은 증가했지만, 국내에서는 상반기에 5G가 조기에 확산된 만큼 매출이 감소했다. 

4분기 소비자가전(CE)부문은 매출 12조7,100억원, 영업이익 8,100억원을 기록했다. QLED·초대형 등 프리미엄 TV 제품 판매 확대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가전 판매 호조, 냉장고·세탁기 등의 수익성이 개선돼 실적이 증가했다.

TV사업은 성수기 프로모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QLED·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전년·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QLED TV는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판매량을 달성했고, 특히 75형 이상의 초대형 TV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했다.

생활가전 사업은 4분기에 비스포크 냉장고, 대형 건조기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에 힘입어 전년·전분기 대비 실적이 증가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7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관련 업계 인사들과 만나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서다. 이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비전 2030’을 위한 행보로 보인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비전 2030에 영향을 미칠 화성캠퍼스 신규 EUV라인 전경.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올해 낸드플래시의 경우 연간 20% 중후반대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사진은 화성캠퍼스 신규 EUV라인 전경. /삼성전자

◇ 1분기는 비수기 영향 실적↓… 올해는 전반적인 성장 예상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 하락을 예상했다.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의 경우 일부 서버·모바일용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보이나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 하락이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D램 시장 빗그로스는 한자릿수 후반 감소를 예상하며 당사는 시장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의 경우 올해 1분기 빗그로스가 한자릿수 중반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며 연간으로는 20% 중후반대 성장을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의 경우 올해 두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선단공정인 EUV(극자외선) 4나노 공정의 제품 설계를 완료하고 5나노 공정에서는 모바일 외 컨슈머 등 다수 제품 설계를 완료해 고객과 응용처를 다변화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사업도 중소형 패널은 주요 고객의 수요가 둔화되고, 대형 패널은 비수기 아래 적자가 지속되는 등 어려움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대형사업은 패널 공급 과잉 추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QD디스플레이 전환 비용 발생 등으로 수익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디자인 제품을 공급 확대하고, IT 기반 확장 및 가격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주요 고객사 티비 신제품 출시에 적극 대응하고 모니터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LCD 패널 생산능력 축소 계획에 대해 “시장 니즈, 당사 사업 경쟁력을 종합해 3만장 규모로 단계적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1분기 IM사업은 무선의 경우 플래그십·폴더블 신제품이 출시되지만 이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로 전분기 수준의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무선사업은 올해 5G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신규 디자인을 적용한 폴더블 제품을 출시해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중점을 두는 한편, 네트워크는 해외 5G 사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요인으로 인해 휴대폰과 태블릿 모두 판매량 기준으로 전 분기 대비 하락이 예상된다”면서 “휴대폰 판매량 대비 스마트폰 비중은 90% 초반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문자 개발생산(ODM)의 전반적 기조는 작년과 동일하게 저가형 스마트폰 중심의 제한된 물량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고객의 신뢰와 기대위해 업체와 협력하고 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공개되는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계획과 예상 판매량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연간 예상 판매량을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폴더블폰 생산 확대를 위한 캐파(생산능력) 확장을 진행하고 있으며 보다 많은 고객에게 제품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폴더블폰은 그동안 스마트폰과 차별화되는 슈퍼 프리미엄 제품으로 향후 모바일 주요 카테고리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한 삼성전자 측은 “앞으로도 보다 혁신적인 기술과 고객니즈에 맞는 새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 9월 갤럭시폴드 출시 이후 혁신성과 만족도를 보였고 향후 다양한 폼팩터를 출시해 가격 인하와 공급 확대 출시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면서 “새로운 폼팩터의 폴더블 신 모델 출시를 준비 중이며 디스플레이, 디자인, UX측면에서 제품 완성도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CE사업은 가전 실적을 견인한 QLED, 마이크로LED, 비스포크 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로 전년 대비 TV시장 성장이 예상되므로,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에 맞춰 제품을 선보이면서 프리미엄 시장에서 리더십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QLED 8K TV를 중심으로 초대형·라이프스타일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해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가정용 마이크로LED 출시와 관련해 “75, 88, 93, 110인치 등 가정용 적합한 다양한 크기의 마이크로LED를 출시해 홈엔터테인먼트 시장 본격 선도할 것”이라며 “출시 시기는 올해 하반기가 목표”라고 밝혔다. 가격은 시중의 프리미엄 TV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가전과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시스템 에어컨 등 B2B사업을 강화하고 온라인 판매도 늘린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설투자에 약 26조9,000억원을 집행했다. 사업별로는 반도체에 22조6,000억원, 디스플레이에 2조2,000억원 수준이다. 전년 대비 반도체는 메모리의 경우 지난해 공정 전환에 집중하면서 투자가 감소됐고, 파운드리는 EUV 7나노 등 미세 공정을 적용하기 위한 설비 증설로 투자가 늘었다. 디스플레이의 경우는 전년 대비 중소형 A4라인 투자가 끝나 투자가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는 수요 변동 상황에 맞춰 투자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메모리의 경우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설비투자는 시황 회복 추이에 맞춰 대응할 계획이다. 

더불어 시스템반도체와 디스플레이, AI, 5G와 같은 미래 성장 사업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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