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프리미엄 가전 비중 확대로 매출 견인
스마트폰 사업은 연간 적자 1조원

LG전자가 올해 3분기(7~9월) 실적을 발표했다. /뉴시스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실적과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62조3,062억원을 올려 연간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가전은 LG’라는 말처럼 지난해 LG전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생활가전이 견인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62조3,062억원을 올려 연간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LG전자는 30일 2019년 연간실적 및 2019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LG전자에 따르면 매출액은 전년(61조3,417억원) 대비 1.6% 증가했으며 3년 연속 60조원을 상회했다. 영업이익은 2조4,361억원으로 전년(2조7,033억 원) 대비 9.9% 감소했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6조612억원, 영업이익 1,0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8일 발표한 잠정실적보다는 약간 상회한 수치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34.5% 상승했다.

지난해 매출액 견인에는 LG 시그니처, 신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높여온 생활가전 사업이 큰 몫을 했다. H&A(홈어플라이언스 앤 에어솔루션)사업본부는 연간 매출 2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영업이익(1조9,962억원)과 영업이익률(9.3%)도 각각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다만 생활가전을 제외한 다른 사업본부의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TV사업을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매출은 전년과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했다. 이는 OLED(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프리미엄 TV 선호도는 높았지만 액정표시장치(LCD) TV 같은 기존 저가 TV시장에서 중국 업체들과 출혈경쟁·마케팅 비용 상승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MC(스마트폰)사업본부도 여전히 적자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 공장 이전으로 비용 감소에 나섰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둔화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VS(자동차부품솔루션)사업본부는 연간 기줄 매출액이 처음으로 5조원을 넘었고, BS(비즈니스 솔루션)사업본부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를 달성했다.

올해 LG전자는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의 불확실성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및 신성장 제품의 매출 확대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수익성 창출에 집중할 예정이다.

다만 가전은 성수기 진입 시점인데다 신성장 가전의 수출 확대·렌털 기반 매출액 호조가 예상된다. 이에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우는 성장 전략을 생활가전 뿐 아니라 TV 시장에서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MC 사업본부도 올해는 프리미엄, 준프리미엄, 보급형 등 5G(5세대 이동통신) 제품을 적극 출시해 북미, 유럽, 한국, 일본 시장에서 5G 수요를 선점할 계획이다. 올해 전세계적으로 5G 상용화 국가가 늘어나는 만큼, 선제적으로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으로 보인다.

◇ 지난해 효자 노릇한 ‘H&A’사업… MC사업본부는 연간적자 1조원

지난해 4분기 H&A사업본부는 매출액 4조6,161억원, 영업이익 1,222억원을 달성했다. 역대 4분기 중 최대 매출액이다. 해외 전 지역의 성장세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지만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원가 절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늘었다.

LG전자는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연간 렌탈 계정 200만개 돌파가 목표라고 했는데 지난해 말 기준 200만개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계정을 확보해 전년 대비 40%의 성장을 이뤘다”며 “올해도 30% 이상 고성장을 통해 270만개 이상 계정 확보를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가전 사업 중 렌탈 사업의 비중은 렌탈이 거의 한국에 집중돼 있어 한국 내 매출 기준으로 7%에 가깝고 향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자사 렌탈 사업은 기존 업체에서 운영하는 단순 제품 렌탈이 아니라 케어솔루션이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지, 보수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E사업본부는 매출액 4조5,905억원, 영업이익 1,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연말 성수기 진입과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 확대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성수기 경쟁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LG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환율 이슈와 더불어 경쟁사가 저희를 견제하기 위해 QLED 대한 부분을 하방경쟁 시키면서 가격적으로 심한 압박을 해왔고, 이에 대응하다 보니 LCD의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MC사업본부는 매출액 1조3,208억원, 영업손실 3,3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 보급형 스마트폰의 판매가 감소하며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매출 감소, 마케팅 비용 증가, 연말 유통재고 조정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LG전자는 “신제품 출시 프로모션과 북미와 한국 (이동통신)사업자 보조금 축소 정책으로 인해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다”며 “연말 재고 건전화 위한 추가 비용 발생해 전분기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4분기 매출은 제품력을 갖춘 프리미엄 및 보급형 신제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북미시장에서 보급형 판매량 감소와 경쟁사와의 가격 경쟁으로 전년동기 대비 21%, 직전분기 대비 13% 역신장했다”고 덧붙였다.

VS사업본부는 매출액 1조3,552억원, 영업손실 63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침체로 전년 동기 대비 3.1% 줄었다. 신제품 양산의 안정화가 지연되면서 영업적자는 지속됐다.

매출은 줄었지만 수익구조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는 미중 무역분쟁, 완성차 업계 부진 등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BS사업본부는 매출액 6,728억원, 영업이익 664억원을 달성했다. LED 사이니지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늘고 고출력 프리미엄 태양광 모듈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5% 늘었다.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수익성이 높은 전략 제품의 매출이 늘고 태양광 모듈의 출력과 생산성이 높아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

LG전자의 혁신 기술을 상징하는 '롤러블 TV'의 출시 시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 프리미엄 매장에서 예약을 시작했지만 이는 정식 출시 일정과는 관련이 없다. /뉴시스
LG전자는 올해도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사진은 LG전자의 롤러블 TV의 모습. /뉴시스

◇ 올해도 ‘프리미엄’ 전략… 롤러블TV는 상반기 출시

올해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보급형 제품만으로는 타 업체의 물량공세에 밀려 수익을 내기 어려우므로,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익성 확보를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생활가전 외에도 TV, 스마트폰 등에서도 프리미엄 제품 전략을 밀고 나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가전 시장은 경쟁 심화와 국제정세 불안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H&A사업본부는 신성장 및 프리미엄 제품의 매출을 확대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효율적인 자원투입과 지속적인 원가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올해 역시 공유 및 구독 경제 확산과 스타일러, 전기레인지, 식기세척기 등 신가전 성장으로 렌탈 사업의 지속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자사만의 우수한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 발굴해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TV시장은 성장정체에 따라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레드 TV, 울트라HD TV 등 프리미엄 TV에 대한 수요는 지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HE사업본부는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를 강화해 건전한 수익구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HE사업본부의 올해 사업 방향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프리미엄 중심 전략과 수익성 중심 방향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예정”이라며 “수익성이 앞으로 그렇게 악화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정확한 수치를 말하긴 어렵지만 전년 대비 올레드 TV 판매량은 30% 이상 성장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올 하반기 열릴 도쿄올림픽은 TV 매출이나 수익성 증가에 어떻게 기여할지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며 “성장과 수익성 측면에서 스포츠 이벤트를 대하기보단 올레드 TV의 우수성을 검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공개돼 화제를 모았던 롤러블TV 출시에 대해선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품질인데, 그 부분이 거의 안정화 단계에 들었다”며 “상반기 내에는 출시할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5G 신규 폼팩터 등의 확대로 프리미엄 수요는 다소 늘어나겠지만 보급형 시장에서는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글로벌 생산지 효율화, 플랫폼화 및 모듈화 전략, 원가절감 등을 통한 사업구조 개선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19분기째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MC사업본부는 올해 5G 스마트폰 라인업을 늘려 매출 확대를 꾀하고, 2021년부터는 폴더블폰 등 신규 폼팩터 제품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폴더블폰의 기술적 검증은 완료된 상태지만 장기간 사용에 대한 신뢰성, 디스플레이 구현에 대한 가격 상승 폭 대비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그는 “2021년에 차별화된 혁신 제품을 출시해 고객들의 인식을 이끌어내고 선순환할 수 있는 사업구조로의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폴더블을 포함해 다양한 폼팩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제품은 사용상의 (품질) 이슈가 제거되고 고객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시점에 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5G 스마트폰 제조에 제조자개발생산(ODM)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LG전자는 “2020년에 5G 시장이 활성화되고 애플이 진입하며 5G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LG전자의 보급형 5G 스마트폰 제품은 핵심 스펙 확보와 ODM을 적극 활용해 원가 절감과 매출 확대를 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VS사업본부는 글로벌 시장의 정체가 예상되지만 유럽 환경규제 강화로 인해 전기차 시장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핵심부품 내재화,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에 올해는 턴어라운드(흑자 전환)가 어렵지만 2021년쯤 유의미한 수준의 실적 개선, 턴어라운드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지속 성장하고 태양광 모듈은 가정용 고출력 제품의 판매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BS사업본부는 LED 사이니지 등 프리미엄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고출력 태양광 모듈 시장을 적극 공략해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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