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근 바른미래당 전 대변인과 전·현직 지역위원장 등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철근 전 바른미래당 구로갑 지역위원장과 전·현직 지역위원장 등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바른미래당이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 여파로 연일 휘청이는 모습이다. 안 전 대표가 탈당한 지 3일째 되는 31일, 바른미래당 전·현직 지역위원장 47명을 포함한 당원 3,947명이 동반 탈당하면서다.

김철근 전 바른미래당 구로갑 지역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바른미래당을 참담한 심정으로 떠난다"며 "안 전 대표가 가는 길에 주저없이 뛰어들고자 한다"고 했다. 대표로 나선 김 전 위원장과 기자회견문 명단에 이름을 올린 당원 3,947명 전원이 탈당과 동시에 '안철수 신당' 합류를 선언한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표가 탈당을 결행하고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을 규합하는 데 주력했다"며 "지금부터는 안 전 대표를 포함한 모든 동지들과 상의해 가능한 신속하고 빠른 진행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안 전 대표와 교감 여부에 대해서는 "안 전 대표와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국민의당 때부터 오랜 동지"라며 "이심전심으로 같이 길을 가자고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원들의 집단 탈당은 전날(30일)부터 시작됐다. 30일에도 바른미래당 평당원 451명은 탈당계를 내고 당을 떠났다. 이들은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손학규 대표는 앞으로 끊임없는 바른미래당 탈당 행렬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원들의 집단 탈당 과정에서 주이삭 서대문구 의원, 김소연 대전시 의원 등 주요 인사들도 당적을 내려놨다. 주 구의원의 경우 '안철수 신당' 합류 가능성이 높으나, 김 시의원은 자유한국당에 입당할 예정이다.

36만 명에 달하는 바른미래당 당원 숫자를 고려하면 이들의 탈당이 미미하게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탈당하자마자 수백, 수천 단위의 집단 탈당이 이뤄지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바른미래당을 상징하는 안 전 대표의 탈당이 당의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는 이유다.

안 전 대표는 현재 신당 창당과 관련된 말을 아끼며 외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창당 깃발을 들고, 탈당을 주저하는 당원들의 결단이 이어진다면 탈당하는 당원들의 숫자는 부지불식간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

실제 안 전 대표는 다음달 2일 국회에서 신당 추진 계획 발표 및 기자단 오찬 간담회를 계획하고 있다. 안 전 대표가 구상하는 신당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바른미래당은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강신업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탈당한 충격은 지난 유승민 전 대표의 탈당과 결이 다른 문제"라며 "안 전 대표가 신당을 차릴 경우 탈당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강 대변인은 "손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가 당 수습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며 "조만간 관련 발표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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