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엔비디아 등 해외IT기업과 손잡는 통신사들
완성도 높은 플레이까지 장시간 소요… 업계선 “손 놓아선 안돼”

지난해부터 '엑스클라우드' 서비스에 협업해온 SK텔레콤(이하 SKT)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한국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서비스 확장에 나선다. SKT를 포함해 LG유플러스, KT 등 이통3사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클라우드 게임 시장 도전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부터 '엑스클라우드' 서비스에 협업해온 SK텔레콤(이하 SKT)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한국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서비스 확장에 나선다. SKT를 포함해 LG유플러스, KT 등 이통3사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클라우드 게임 시장 도전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가 클라우드 게임 사업 진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반면 국내 게임사들은 클라우드 게임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자칫하다 경쟁기업들에 새로운 먹거리를 뺏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31일 시장 조사기관 IHS마켓에 따르면 스트리밍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 2017년 2억3,400만달러(한화 약 2,774억원)에 불과했지만 오는 2023년까지 15억달러(한화 약 1조7,782억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하 SKT), KT, LG유플러스 모두 클라우드 게임 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는 해외 IT 기업들과 손을 잡았다. 

먼저 SKT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한국내 ‘엑스클라우드’ 시범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엑스클라우드는 MS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로 기기에 게임을 설치하지 않아도 통신만 연결되면 언제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MS에 따르면 한국 이용자의 엑스클라우드 사용 시간과 재접속율은 미국, 영국 이용자와 비교할 때 각각 1.75배, 3배 차이날 만큼 국내 반응이 뜨겁다. 이에 따라 양사는 기존에 서비스해온 29종의 클라우드 게임수를 85종으로 늘리고 이 중 40여종의 게임에 한국어 자막과 음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내 이통사 중 가장 먼저 클라우드 게임에 발을 들인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양사가 지난해 9월 선보인 ‘지포스 나우’는 게임팬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유일하게 ‘2019 지스타’에도 참석해 클라우드 게임 사업 진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LG유플러스는 이르면 올해 초 지포스 나우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KT는 구독형 서비스를 접목해 자체 ‘5G 스트리밍 게임’을 선보인다. 이를 위해 지난해 대만의 스트리밍 솔루션 기업 ‘유비투스’와 윈도 기반의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했다. 유비투스는 지난 2017년 닌텐도가 출시한 ‘닌텐도 스위치’의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경험이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KT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TV, PC 등 스트리밍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단말을 확장하고 오는 3월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이통사들이 클라우드 게임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반면 국내 게임사들은 잠잠한 모습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높고 일부 게임사들은 모바일에서 벗어나 PC‧콘솔 시장 개척을 위한 개발에 착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사들은 이용자들에게 완성도 높은 플레이를 제공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클라우드 게임 개발에 다소 미지근한 반응이다. 5G의 초고속‧초저지연 특성뿐만 아니라 다수의 이용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플랫폼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서버도 뒷받침 돼야 한다는 것이다.

구글이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인 ‘스타디아’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도 서비스해오며 구축한 클라우드 서버의 영향이 컸다. 그러나 입력지연이 길어지는 동시에 품질저하도 따르면서 적잖은 혹평에 시달리며 클라우드 게임의 안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샀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눈앞에 보이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분야는 아니지만 완전히 손을 놓고 있다간 해외 게임 시장 진출에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내 게임사들이 실적 개선을 떠나 국내외 게임 시장에서 장수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대형 게임을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는 만큼 클라우드 게임 시장 진입을 위한 준비도 시작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다양한 기술들도 있지만 클라우드 시장 진출에 대한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해외 IT 기업들에서 추진하고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흐름이 있는 만큼 준비를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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