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31일 서울 삼성동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백종원의 요리비책’의 백종원 대표, ‘자이언트 펭TV’의 이슬예나 PD, ‘워크맨’ 고동와 PD가 참석해 유튜브 채널의 성공비결 등을 공개했다./ 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지난해는 ‘유튜브의 해’라 불릴 정도로 수많은 ‘유튜브 크리에이터(이하 유튜버)’들이 쏟아져 나왔다.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순위에 유튜버가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제 ‘레드오션’으로 변한 유튜브 1인미디어 시장에선 예전처럼 단순한 게임, 영화 리뷰 등의 평범한 콘텐츠로는 이목을 끌 수 없다. 비슷한 주제의 유튜브 채널이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성공한 대형 유튜버들의 성공 비결이 예비 유튜버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 “백종원부터 펭수까지” 폭발적 성장 보여준 3개 유튜브 채널의 성공비결은

유튜브는 31일 서울 삼성동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백종원의 요리비책’의 백종원 대표, ‘자이언트 펭TV’의 이슬예나 PD, ‘워크맨’ 고동와 PD가 참석했다. 모두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준 유튜브 채널이다.

외식사업가이자 요리연구가인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백종원의 요리비책 채널은 조리 방법부터 외식업 창업을 꿈꾸는 사람을 위한 정보까지 본인의 노하우을 공유하는 채널이다. 채널 개설 4일만에 100만명을 돌파했으며 현재 구독자 336만명을 보유한 상태다. 

백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성공 비결에 대해 ‘쉬운 설명’을 꼽았다. 백 대표는 “처음 음식을 할 때 어려워서 저도 고생을 많이 했다”며 “그래서 구독자 분들에게 쉽고 정확한 조리법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같이 어수룩한 사람도 요리를 할 수 있으니 구독자 분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준 유튜브 채널 ‘백종원의 요리비책’, ‘자이언트 펭tv’, ‘워크맨’./ 유튜브 캡처

고동완 PD가 제작한 워크맨은 ‘세상 모든 Job것들을 리뷰 한다’는 테마로 다양한 직업 체험 에피소드의 방송을 제작하는 채널이다. 참신한 기획과 알바생부터 직장인까지 공감 가능한 콘텐츠로 지난해 전 세계에서 구독자 수 기준으로 가장 높게 성장한 채널 TOP 10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고동완 PD는 워크맨의 성공 이유는 정확한 구독 타겟층을 겨냥한 것으로 보았다. 고동완 PD는 “구독자들이 아르바이트나 직장에서 일할 때 말하고 싶었던 것들을 속 시원히 방송으로 보여준 것이 인기를 끈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며 “기존의 예능프로그램과 다른 편집과 연출방식이 신선함을 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미로만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오래 성공하기 위해서 그날 받은 시급 등의 정보를 함께 담았다”고 덧붙였다.

이슬예나 PD의 자이언트 펭TV는 교육 방송 EBS에서 제작한 채널이다.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열 살 펭귄 펭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기 표현이 강하고 엉뚱한 성격의 펭수의 매력으로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전 세대에 걸쳐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광고에 출연하는 등 유통업계에서도 ‘펭수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슬예나 PD는 자이언트 펭TV가 펭수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에 대해 기존 교육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수평적인 화법과 자기표현이 강한 현실적인 캐릭터 때문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슬예나 PD는 “펭수는 기존 아이들 방송 주인공인 선하고 이상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우주대스타가 되고 싶어하는 욕망도 존재하는 현실적인 친구다”며 “짜여진 각본에 맞춰진 캐릭터가 아닌 세계관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권력, 위계질서 등에 굴하지 않는 직설적이고 수평적인 화법을 사용하는 것도 주요 인기 원인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 좋은 콘텐츠 위해선 ‘편집’, ‘도전정신’, ‘제작의 즐거움’이 필요

고동완 PD는 성공적인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편집’과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고동완 PD는 “기존의 TV 방송에서는 연결성이 필요해 남겨둔 장면과 달리 유튜브에선 구독자가 보고 싶어 하는 장면은 강조하되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은 편집하는게 좋다”며 “여백의 미처럼 구독자를 지루하게 하는 부분은 많이 덜어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내가 재밌다고 해서 그것이 성공한 콘텐츠인지 보장할 순 없다”며 “타겟 구독층과 소통하기 위해선 세대에 맞는 소통방식, 내가 맞다는 것을 언제든 버릴 수 있는 용기와 새로운 것을 도전할 수 있는 도전 정신 등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슬예나 PD는 캐릭터와 상황을 적절하게 접목시킬 수 있는 ‘연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튜브의 등장인물은 취향, 관심사 등에 따라 스스로 움직이는 자발성과 자유도가 기존 TV보다 높아져 연출 난이도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슬예나 PD는 “연출자는 예전처럼 A부터 Z까지 전부 체크해서 통제하거나 완전히 뒤로 빠져 방관자 역할을 해선 안된다”며 “중간지점에서 캐릭터를 상황에 맞춰 시너지를 낼수 있도록 예측하고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백 대표는 가능하면 있는 그대로 방송하는 사실성과 방송 자체를 즐기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송을 평상시 자신과 너무 다른 태도로 임하게 된다면 방송을 진행하는 자신도 큰 스트레스를 받고 콘텐츠의 질도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백 대표는 단순히 수익을 높이고 성공하기 위해서 유튜브에 전념하는 것은 ‘바보같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백대표는 “내가 만약 어떤 정보를 고융하고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은 유튜브를 취미 생활로 해보는 것은 환영한다”며 “반면 단순히 사업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 유튜브에 전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이 유튜브를 하나의 게임처럼 즐겼으면 좋겠다”며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게임은 즐길 수 없기 때문에 지옥 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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