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장. /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장. /삼성전자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0’ 행사가 일주일 남은 가운데, 갤럭시 시리즈 개발의 주역 노태문 IM(IT·모바일)부문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언팩 데뷔 무대에 설 예정이라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에 따르면 노 사장은 오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무대에 올라 직접 신제품을 소개한다. 무선사업부장 선임 후 처음 공식 석상에 나서는 것이다. 

노 사장은 1997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휴대폰 개발 분야에서만 20년 넘게 경력을 쌓았다. 갤럭시 시리즈 개발을 주도한 것도 노 사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2011년 무선사업부 혁신제품개발팀장, 2013년엔 최연소 부사장, 2018년엔 사장 자리에 올라 주목받기도 했다. 

회사 내부에서도 노 사장은 ‘개발 전문가’로 통하며,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을 총괄하는 무선사업부장에 선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가 “노 사장은 갤럭시 스마트폰 주역으로 사업자 네트워크, 기술 리더십이 풍부하다. 무선사업부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무선사업부를 맡긴 것처럼, 업계에서도 ‘갤럭시 신화’의 주역인 노 사장이 언팩 무대에서 또 한 번 혁신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언팩에서 공개되는 제품은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 ‘갤럭시S20’ 시리즈와 새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 그리고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 플러스’ 등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상·하반기 언팩에서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공개해왔다. 

이는 글로벌 시장 상황이 변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흥행했던 지난 10년은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는 기간이었다면, 이제는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하는 시기가 된 것이다. 이 때문에 기존 플래그십 스마트폰 외에도 폴더블폰과 무선이어폰을 함께 공개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신제품을 공개하는 '갤럭시 언팩 2020'이 오는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9'에서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신제품을 공개하는 '갤럭시 언팩 2020'이 오는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9'에서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노 사장은 올해 애플, 화웨이 등의 글로벌 경쟁사들에 맞서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과 폴더블폰 시장을 주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엔 폴더블폰과 5G폰을 생산하는 기업이 많지 않았으므로 삼성전자가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프리미엄폰 경쟁자인 애플은 지난해 5G폰을 출시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본격적인 5G폰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중저가 폰 경쟁자인 화웨이, 샤오미 등은 점유율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5G폰·폴더블폰 시장 선점 효과를 이어가려면 노 사장이 새로운 제품 혁신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빨리 대처하지 않으면 지난해에 구축한 시장 선점 효과는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점유율에서 애플에 밀려 2위에 그쳤다. 뒤로는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무서운 기세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었다. 5G폰 점유율에선 화웨이에 밀려났다. 심지어 화웨이는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 위주로 제품을 출고해왔다. 애플과 화웨이 사이에 낀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새로운 제품 혁신 및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이번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Z플립과 갤럭시버즈플러스가 공개되는 것도 눈 여겨 봐야 한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둔화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폼팩터의 폴더블폰과 애플 ‘에어팟’ 이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무선이어폰이 향후 중요한 매출 확대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노 사장은 올해 갤럭시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새로운 디자인의 폴더블폰 등 프리미엄 라인업 확대하고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경우 갤럭시S, 갤럭시노트 시리즈에서 폴더블폰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개된다. 

중저가 스마트폰의 경우엔 재조자개발생산(ODM)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인도·동남아·중남미 등 신흥 시장에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노 사장은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부터 ODM 방식의 확대를 주장해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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