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경북지역 의원들과 만찬을 가지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경북지역 의원들과 만찬을 가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경아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4일 대구·경북(TK) 의원들과 회동하며 ‘고강도 물갈이’에 대한 공천 잡음을 사전에 잠재우려 했으나 오히려 반발을 샀다. 명확한 기준 없이 과도한 컷오프(공천배제)를 적용한 게 아니냐며 무소속 연대 얘기까지 거론됐다. 

황 대표는 이날 점심에는 대구 지역 현역 의원들과 오찬을, 저녁에는 경북 지역 의원들과 만찬을 가졌다. 오찬자리에는 강효상·곽대훈·김상훈·김성원·박용찬·정태옥·주호영·윤재옥·추경호 등 대구 의원들이, 만찬자리에는 강석호·김재원·백승주·김광림·이만희·김정재·최교일·박명재·장석춘·송언석 의원이 참석했다.

TK 현역 의원들은 황 대표에게 “컷오프 50%, 70%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경북도민을 무시한 처사일 수 있으니 언행을 자제해달라”고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심지어 “TK가 (당의) 식민지냐”, “컷오프 비율을 정해놓는 것은 TK모멸이다” 등 수위 놓은 발언까지 나왔다. 

일부 영남 현역의원 사이에서는 무소속 연대를 하자는 말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TK 의원이 공천 논란이 커지면 무소속 바람이 일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8년 18대 총선 때 공천에서 배제된 인사들이 친박(근혜) 무소속 연대를 만들어 TK지역에서 돌풍을 일으킨 바 있으며,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당시 컷오프 대상이 된 뒤 무소속으로 대구에서 출마해 유승민ㆍ주호영 의원이 당선됐다. 

황 대표는 TK 현역 의원들에 대해 공관위가 컷오프 비율을 인위적으로 설정한 것과 관련해 “대구·경북 시민들의 우려를 김형오 공관위원장에게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황 대표는 의원들에 대해 설득이나 당부의 말 보다는 경청하는 쪽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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