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가운데) 바른미래당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미래당 회의실에서 열린 제199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손학규(가운데) 바른미래당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미래당 회의실에서 열린 제199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5일 지명직 최고위원·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를 대거 교체, 새 지도부를 꾸렸다. 대표 퇴진 문제를 둘러싼 내홍으로 올해들어 한번도 정상 가동된 적 없는 최고위원회 정상화를 위해서다.

그러나 새롭게 임명된 당직자들이 평균 60대 고령자로 구성됐기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손 대표의 인선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동안 손 대표가 미래세대로의 정치 세대교체를 거듭 주장해왔으나, 정작 내부 발탁 없이 외부 청년 정치세력과의 통합만을 강조하고 있어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이유에서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명직 최고위원,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사무부총장, 비서실장 등 주요 당직자 인선을 발표했다.

기존 김관영·주승용 최고위원은 강석구 울산시당위원장, 김경민 김제부안위원장으로 교체됐다. 임재훈 사무총장, 이행자 사무부총장, 장진영 비서실장은 각각 황한웅 노원갑위원장, 고연호 은평을위원장, 이인희 남양주갑위원장으로 교체됐다.

채이배 의원의 자진사퇴로 공석이었던 정책위의장에는 이해성 부산시당위원장이 임명됐다.

손 대표는 새 당직자들을 각각 소개한 뒤 미래세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어제(4일)만 해도 새로운 세대의 정치세력화를 위해 창당을 준비하며 시도당 대회를 마치고 곧 창당대회를 계획하고 있는 청년 그룹을 만났다”고 했다.

이어 손 대표는 “저는 정치에 참여할 뜻이 있는 미래세대와 오랜 기간 소통했고, 미래세대 중심 전국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바른미래당이 앞장서서 청년과 여성 등 미래세대와 손잡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손 대표가 연일 미래세대 중심 정치 세대교체를 거론하는 것과 달리, 이날 인선에 바른미래당 미래세대의 발탁은 없었다.

이날 임명된 황한웅 사무총장은 1949년생으로 만 71세다. 이어 이해성(67) 정책위의장, 김경민(66) 최고위원, 강석구(60) 최고위원, 고연호(57) 사무부총장, 이인희(49) 비서실장 순이다. 평균연령이 만 62세에 달한다.

기존 지도부를 구성하던 주승용(68)·김관영(51) 최고위원, 채이배(45) 정책위의장, 임재훈(54) 사무총장, 이행자(48) 사무부총장, 장진영(49) 비서실장의 평균연령 만 53세와 비교해도 10살 가까이 차이가 난다. 현역 의원만 4명이고, 주승용 의원의 경우 4선·국회부의장 경력을 지녀 무게감도 다르다.

이와 관련,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손 대표가 아무리 미래세대, 청년을 말해도 지금 내부부터 경로당 수준 아닌가”라며 “당 청년위원회나 대학생위원회도 지금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실정이다. 집단속도 안 되는데 단순히 당 밖의 청년세력과 통합한다고 해서 세대교체가 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고 분개했다.

결국 이날 인선은 손 대표가 구상하는 ‘제3지대 통합정당’을 염두에 둔, 사실상 최고위 정상화를 최우선으로 계산한 결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의 통합을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른미래당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손 대표가 해왔던 말도 있으니 이번에 30~40대 젊은 인재들을 발탁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며 “우리 당이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의 통합을 앞둔 만큼, 현 지도부를 ‘임시 내각’의 성격으로 본다. 최고위 정상화를 우선한 인선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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