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 추진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시스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 추진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본격적인 상장 추진에 나섰다. 이미 기존 3대 엔터테인먼트사 못지않은 존재감을 지닌데다, 적극적인 사업 확장 의지를 보이고 있어 빅히트 상장 과정에 많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 3대 엔터테인먼트 뛰어넘는 빅히트, 상장 본격화

최근 국내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빅히트는 지난달 말 상장 주관사 선정 관련 입찰 제안요청서를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방탄소년단 성공 이후 줄곧 제기됐던 상장설이 마침내 본격적인 움직임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빅히트가 올해 안에 상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IPO시장이 꽁꽁 얼어붙어있는 상황이지만, 빅히트의 상장 추진을 향한 시선엔 우려보단 기대가 많다.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데다, 실제 실적 또한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빅히트는 지난 4일 개최한 회사 설명회를 통해 지난해 실적을 공개했다. 빅히트가 거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5,879억원, 잠정 영업이익은 975억원이다. 1년 전인 2018년 매출 3,014억원, 영업이익 798억원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한 수치다. 특히 빅히트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은 기존 3대 엔터테인먼트사를 압도한다.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았으나, SM엔터테인먼트는 400억원대 중반, JYP엔터테인먼트는 400억원대 안팎, 그리고 YG엔터테인먼트는 적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빅히트의 이 같은 실적 및 기존 3대 엔터테인먼트사의 현재 주가를 고려한 ‘빅히트 몸값 계산’으로 분주하다. 현재까지는 최소 2조원대에서 많게는 4조원대에 몸값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방탄소년단 프리미엄’이 더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빅히트를 향한 주식시장의 뜨거운 관심은 이미 입증됐다. 직간접적인 지분 보유 등의 이유로 몇몇 기업들이 ‘방탄소년단 테마주’로 꼽혔고, 이들 기업들의 주가는 방탄소년단의 행보에 따라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빌보트 차트 진입, 새 앨범 발표 등의 시기에 맞춰 주가가 출렁인 것이다.

빅히트의 적극적인 사업 확장 행보 및 성장세는 기대감을 더욱 키우는 요소다. 빅히트는 지난 4일 회사 설명회를 통해 새롭게 준비 중인 사업 확장 계획을 공개했다. 방탄소년단을 테마로 한 드라마, 신규 캐릭터 아이템, 방탄소년단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 한국어 교육콘텐츠 등이 대표적이다. 빅히트는 앞서도 음반·음원, 공연, 영상콘텐츠, IP, 플랫폼 등 다양한 사업 확장을 추진한 바 있으며, 기존에 없던 방식으로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실적 상승을 이끈 요인이었다.

이러한 점을 모두 고려했을 때, 빅히트는 상장 후 곧장 ‘엔터테인먼트 대표주’ 자리를 꿰찰 것으로 예상된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물론 주식시장에도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고되는 것이다.

물론 변수도 있다. 당장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전 세계 증시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빅히트 상장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추이에 따라 상장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빅히트의 지나치게 높은 방탄소년단 의존도는 고려해야할 ‘리스크’로 거론된다. 방탄소년단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특정 그룹에만 의존한 엔터테인먼트사는 그만큼 리스크 역시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군입대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한편, 빅히트의 수장인 방시혁 대표는 회사 설명회에서 “최근 기업공개 가능성에 대한 언론보도가 있어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다만, 이에 앞서 “다양한 사업 전개를 위해 투자재원의 조달이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해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