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특별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특별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경아 기자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황교안 대표의 출마지역을 종로가 아닌 다른 곳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총선 승리를 위해 험지출마를 공언한 뒤 종로 출마설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당내에서는 종로출마를 강행해야 한다는 의견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반대의견이 맞서고 있다. 공관위는 당내의 의견을 수렴해 황 대표의 출마 지역구를 논의해 오는 7일 발표할 예정이다. 

불출마 선언을 한 3선의 여상규 의원은 6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 본인이 말했듯 험지 출마를 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는 “험지라면 당장은 종로를 생각하지만 종로는 이낙연 전 총리가 더불어민주당 예비 후보로 나왔으니 맞붙어서 승리하는 것이 당에 기여를 하고 본인도 대선 후보로 오를 수 있다. 그게 옳다”고 강조했다. 

여 의원은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하지 않게 되면 ‘회피’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점을 우려했다. 여 의원은 “판단은 당연히 당대표가 할 사항이지만, 피한다면 당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면 “당대표가 험지에 출마해서 싸운다는 것은 당의 이미지를 높이고 다른 후보들에게 힘과 용기를 심어줘 전국 선거에서 승리를 이끌기 위한 목적”이라고 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기피하고 (당선)될 만한 양지를 찾는다고 한다”면서 “현직 대표는 꽃신 신겨 양지로 보내고, 전직 대표는 짚신 신겨 컷오프(공천 배제) 하고 사지(死地)로 보낸다면 그 공천이 정당한 공천인가”라고 비판했다. 

반면 종로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상당했다. 이낙연 전 총리가 먼저 종로 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떠밀려 출마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이 만들어 놓은 ‘이낙연 대 황교안’ 프레임에 따라갈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종로 선거구도가 불리하게 진행될 경우, 전국 선거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음을 고려했다. 

5선의 정갑윤 의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종로로 가는 것은 반대한다. 종로로 가기엔 이미 너무 늦었다”며 “이 전 총리가 이미 종로로 가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고, 지역구 여론을 잡은 분위기다. 지금 출마한다면 이 전 총리한테 끌려가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PK지역 한 중진의원은 “용산 정도로 가는 것이 맞다”며 “황 대표가 종로출마를 직접 말한 적은 없고, 수도권 험지에 출마를 고려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 총리는 당대표가 아니라 선대위원장으로 급이 맞지 않는다. 당대표는 전체 선거를 책임지고 전국단위를 총선 승리를 이끌어야 하기에 한 지역에 묶이는 것은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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