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해 260억원의 벌금을 선고를 받았다. /뉴시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해 260억원의 벌금을 선고를 받았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배출가스 조작파문으로 거센 후폭풍을 마주했던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결국 법의 철퇴를 맞았다. 판매실적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 회복이 더디게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배출가스 조작파문 관련 1심 선고공판이 열렸다. 2015년 해외에서 불거지기 시작해 이듬해 국내에서도 큰 파문을 몰고 왔던 사건에 대한 법원의 첫 선고였다.

이날 재판부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법인에 대해 벌금 260억원을 선고했다. 또한 박동훈 전 사장에게 징역 2년, 인증 업무 담당 임원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다만 재판부는 법정구속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 이와 함께 인증 업무 실무를 담당한 직원 4명은 각각 징역 4~8개월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요하네스 타머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사장에 대한 선고는 이뤄지지 못했다. 요하네스 타머 전 총괄사장은 본격적인 재판을 앞두고 돌연 자국 독일로 건너간 뒤 건강을 이유로 돌아오지 않고 있어 도피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이로써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무거운 법적책임을 마주하게 됐다. 특히 이번 판결로 배출가스 조작파문이 재소환되면서 가뜩이나 요원한 판매실적 및 브랜드 이미지 회복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배출가스 조작파문은 물론 이후 보여준 불성실한 태도로 여론이 급속히 악화된 바 있다. 또한 당국이 초유의 판매정지 조치를 내리면서 한동안 휴업상태가 이어졌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판매정지 조치로부터 벗어난 2018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뢰 회복을 다짐한 뒤 시장에 복귀했다. 하지만 벤츠·BMW와 함께 수입차업계 ‘빅4’의 입지를 자랑했던 과거의 모습은 되찾지 못했다. 파격적인 할인으로 준수한 판매실적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일시적인 현상에 그쳤다.

2015년 3만2,538대의 연간 판매실적을 기록했던 아우디는 2016년 1만6,718대, 2017년 962대로 암흑기를 거쳤으며 시장에 복귀한 2018년에도 1만2,450대 판매에 그쳤다. 지난해 판매실적은 이보다 낮은 1만1,930대다. 지난해 판매실적은 벤츠, BMW, 렉서스에 이어 4위를 차지했으나 일본차 불매운동에 따른 것이었다.

폭스바겐 역시 2015년 3만5,778대에 달했던 연간 판매실적이 2016년 1만3,178대, 2017년 0대에 이어 2018년 1만5,390대 2019년 8,510대를 기록했다. 1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판매실적이다.

물론 지난해 판매실적엔 경우 신형 모델 출시 주기와 한층 복잡해진 인증, 물량 확보 등의 문제도 작용했다. 하지만 벤츠·BMW와의 격차가 심각하게 벌어진 가운데, 수년 전만 해도 멀찌감치 따돌렸던 브랜드들과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된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 중 가장 비싼 축에 드는 자동차는 그만큼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하다”며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배출가스 조작파문 뿐 아니라 이후 한국을 무시하는 듯한 행태로 오점을 남겼고, 이를 되돌리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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