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업체 알톤스포츠가 5년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가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 알톤스포츠
자전거 업체 알톤스포츠가 5년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가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 알톤스포츠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삼천리자전거와 함께 국내 자전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알톤스포츠가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연속 영업손실 발생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가운데 또 다시 흑자 달성에 실패하게 되면서 상장사 자격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 ‘5년 장기 적자’… 상장사 자격 박탈되나

사양화 길에 접어들던 국내 자전거 산업의 재활에 앞장서 온 알톤스포츠(이하 알톤)가 기업의 명운이 걸린 운명과 마주하게 됐다. 상장기업에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게 됐다. 지난 7일 알톤스포츠는 공시를 통해 최근 5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알렸다.

공시 내용에 따르면 알톤(별도기준)은 지난해 83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해 5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게 됐다. 관리종목 상태에서 상장폐지로까지 나아가지 않기 위해서는 지난해 흑자 전환이 절실했지만, 적자 규모는 오히려 전년 대비 800% 커졌다. 매출액도 같은 기간 35%가 줄어 300억대로 떨어졌고, 당기순손실액도 100억대로 늘어났다.

이 같은 수치가 감사보고서에서 사실로 확인되는 경우 알톤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게 된다. 코스닥 상장사는 4년간 영업손실(별도기준)이 발생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또 다시 손실을 내면 상장폐지 대상으로 분류된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연속해 적자가 발생해 관리종목 상태에 있는 알톤이 ‘최후의 방어선’을 지켜내지 못한 셈이다. 해당 사유로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알톤의 주식 거래를 정지시킨 상태다.

알톤은 경영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했지만 업황 부진의 칼날을 비껴가지 못했다. 전기자전거 등 차세대 스마트모빌리티의 성장성에 주목해 투자를 감행해 왔다. 2012년 전기자전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법인(이알프스)를 설립하고, 2017년에는 전문 브랜드 ‘이 알톤’을 론칭 했다. 2018년 3월에는 전기자전거가 자전거도로를 주행할 수 있도록 하는 ‘자전거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는 호재도 맞았다.

그러나 스마트모빌리티만으로 반등을 노리는 건 역부족이었다. 미세먼지로 인해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사회 분위기가 자리 잡고, 여기에 미국의 트렉과 대만의 자이언트 등 외국 브랜드들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경영 상황은 갈수록 악화됐다. 2016년에는 1년 만에 코스닥 우령기업부에서 다시 중견기업부로 강등 통보를 받았다. 반복된 손실로 인해 이익잉여금도 바닥이 났다. 다만 자본잉여금 성격의 주식발행초과금으로 자본잠식을 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알톤스포츠를 지배하고 있는 이녹스 관계자는 “거래소에 회사 전반에 관한 내용을 제출해야하는 시점에서 관련 내용을 말씀드리기가 민감한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알톤스포츠 김신성 대표는 홈페이지에 안내문을 띄우고 “지난해부터 고정자산 매각, 본사이전 등 생존을 위한 강력한 구조조정을 시행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며 “상장 규정상 주식거래가 제한되고 있지만 어떠한 영업활동의 제한이나 제약은 없다”며 주주달래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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