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 캡쳐
지난해 6월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 캡쳐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흥미를 잃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정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이 빠지고, 그간 북한과의 협상을 담당해온 인사들을 다른 직책으로 돌리는 등 행보가 심상치 않은 게 사실이다.

실제 스티브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미 국무부 부장관이 되면서 북한 문제에만 집중하기 어려워졌고, 실무를 사실상 총괄하던 알렉스 웡 대북특별부대표도 유엔 총회 차석대사직을 겸임하게 됐다. 상원인준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당장 공백은 없겠지만, 대북협상 핵심라인들이 빠진다는 점에서 우려가 없지 않다.

특히 웡 부대표는 지난 9일 한국을 방문해 워킹그룹 회의를 개최하는 등 남북협력 관련 한미 간 논의를 시작해 기대를 모은 상황이었다.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알렉스 웡 대북특별부대표가 회의에서 미국 대표단을 이끌었다”며 북한 문제에 있어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임을 암시하기도 했었다.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북한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국정연설에 북한이 빠진 것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다. 이를 두고 미국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는 분석도 있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11월 대선 전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원치 않는다”며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북 외교가 흔들렸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대선에 집중하면서 북미 협상에 대한 욕구가 시들해졌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이 같은 분석에 선을 그었다. 취재진과 만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CNN 보도는 보도일 뿐 그것이 미국 정부의 방침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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